[Provision]Season 2 시식회

2024-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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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이 절정으로 무르익은 어느 가을, 옥수동에 위치한 작은 연구소에서 은밀한 시식회가 열렸습니다. 바로 프로비전 시즌2의 메뉴를 테스트해 보는 자리였죠. 새로운 프로비전의 메뉴 디렉팅에 참여해 주신 *소장님과 두 분의 파트너 선생님께서 음식을 준비해 주셨고, Achim의 디렉터 진디자이너 다혜, 그리고 저 에디터 도연이 맛보았어요.

“새로운 프로비전에선 어떤 음식들이 제공돼요?” 이렇게 물어보시는 모닝 오너분들이 종종 계셨는데요. 마침내 이 저널을 통해 답해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럼 한 시간 반에 걸쳐 진행된 시식회, 그 현장에서 맛본 음식들을 하나하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Achim이 쿡북을 제작한 용산구의 브런치 식당 ‘바통(Bâton)'의 디렉터. 그는 CJ푸드빌에서 베이커리, 디저트 개발을 이끌었으며, 현재는 바통 외의 다양한 F&B 공간들의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1. Grains

가장 먼저 맛본 음식은 세 가지 샐러드였어요. 프로비전 시즌2의 특별한 점 중 하나는 샐러드류를 ‘Grains’로 표기할 예정이라는 것인데요. 보울에 담긴 곡물과 풀 하나하나가 입안에서 느껴지고, ‘살아 있다’라는 느낌을 전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위) Earthy Sprouted Grains with Seasonal fruits & Veggies 

(아래) Earthy Sprouted Grains with Grilled Tofu & Mushroom


Earthy Sprouted Grains with Seasonal fruits & Veggies

첫 번째 샐러드는 아마도 시즌2의 시그니처 샐러드로 자리 잡을 것 같아요. 계절 과일과 리코타 치즈, 거기에 적양배추, 딜, 병아리콩, 렌틸 등의 곡물이 어우러져 ‘샐러드’ 하면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상큼하면서도 신선한 맛이 돋보이거든요. 이날은 계절 과일로 무화과가 쓰였는데, 앞으로 프로비전에선 철에 맞게 과일이 달라질 예정이에요.

이 샐러드의 ‘킥’이라 하면 피넛버터에 고추가루가 들어간 독특한 드레싱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첫맛은 고소한데 뒷맛은 살짝 알싸해 치즈의 느끼함을 부드럽게 잡아 주죠. 외국인 손님들이 많은 프로비전에서 ‘한국적인 맛’을 보여 줄 수 있어 기대가 됩니다.

“리코타 치즈랑 나머지 재료들을 조금씩 숟가락에 올려서 한꺼번에 먹어야 돼요. 대박이에요.”

“병아리콩 진짜 맛있다. 발아된 곡류를 강조해 줘도 좋을 것 같아요.”


Earthy Sprouted Grains with Grilled Tofu & Mushroom

두 번째 샐러드는 표고, 양송이, 새송이 세 가지 버섯과 구운 두부, 거기에 연두부, 된장, 유자청, 크림치즈를 섞어 만든 소스가 결합된 샐러드였어요. 구운 버섯 한입 먹자마자 생각했죠. ‘아침에 이 샐러드 한 접시 먹으면 엄청 든든하겠다!’ 그만큼 포만감이 뛰어났어요. 샐러드는 사이드요, 한 끼 식사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그게 바로 접니다..). 이 샐러드라면 가히 그 편견을 깨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재료가 풍성하게 들어가 접시를 비우고 나면 훌륭한 식사를 마쳤다는 기분이 드실 거예요.


(아래) 정식 메뉴에서 아쉽게 탈락한 샐러드


나머지 샐러드는 구운 단호박과 미니 양배추에 오리엔탈 소스를 더한 샐러드였는데요. 구운 야채를 쓴다는 점에서 두 번째 샐러드와 살짝 겹치는 듯해 아쉽게도 정식 메뉴에선 누락되었어요. 그치만 참기름으로 구운 것만 같은 미니 양배추는 정말 모두가 맛봐야 하는데… 혹시 몰라요. 나중에 메뉴판에서 모습을 드러낼지도요!




2. Soup

수프는 미네스트로네와 캐롯 펌킨 수프, 

이렇게 두 가지로 구성될 예정이에요.


(좌) Veggie Minestrone with Vegan Spam 

(우) Carrot Pumpkin Chili Soup


Veggie Minestrone with Vegan Spam

미네스트로네는 이탈리아의 전통 수프로, 진 님이 *테스트 키친에서 선보인 버전을 소장님의 터치로 ‘레벨 업’ 시켜 선보일 예정입니다. 콩, 양파, 토마토 등의 제철 채소와 비건 스팸으로 만든 완전 비건식 수프예요. 한입 맛보는 순간 온몸이 뜨끈해져 겨울철에 먹으면 딱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친숙한 ‘찌개’ 맛도 연상돼 더 든든하게 느껴졌고요. 함께 제공되는 포카치아빵을 푹 담가 먹으니 어찌나 든든하던지요. 차가운 속 달래기에 이만한 음식이 없을 것 같아요.

“저는 미네스트로네 처음 먹어보는데, 이미 먹어본 것 같은 친숙한 느낌이에요. 얘랑 버섯 샐러드랑 같이 먹으면 진짜 알차고 배부른 식사 될 거 같은데요?”

“보통 수프 하면 양송이나 크림 위주인데, 이렇게 깨끗한 느낌의 수프는 많이 없는 것 같아요. 지난번에 한 번 테스트하러 왔을 때, 수프 그릇 잡고 마셨어요 저. (웃음)”

*진이 총 8주간, 금요일 저녁마다 프로비전에서 직접 음식을 만들고 선보인 시간


Carrot Pumpkin Chili Soup

캐롯 펌킨 수프는 당근과 호박, 허브 버터의 풍미가 무척이나 깊었어요. 버터 수프 특유의 달달한 맛만 난다면 조금 느끼할 수도 있을 텐데, 칠리 플레이크가 살짝 가미돼 있어 감칠맛이 아주 훌륭했어요. 또 한 번 ‘한국적’이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테스트에서는 허브 버터가 쓰였지만, 정식 메뉴에선 Achim 마트 입점 브랜드인 ‘버터 팬트리’와 협업한 얼그레이 버터를 활용해도 좋겠다는 이야기도 나눴어요.

수프와 함께 제공된 포카치아를 비롯해 시식회에 쓰인 모든 빵은 소장님과 함께 메뉴 개발에 힘써 주신 재선, 채은 님이 만드셨어요. 재선 님은 Achim을 초창기부터 애정해 주신 모닝 오너이신데요. 바통에서 근무하실 때 소장님께 Achim을 소개해 주신 덕에 Achim이 바통 쿡북을 만들 수 있었고, 그 연이 프로비전 시즌2로까지 이어지게 되었답니다. 모닝 오너분들 덕에 가능해지는 예상치 못한 연결들이 Achim은 그저 놀랍고 신기할 따름이에요.

어떤 빵을 쓰느냐에 따라 음식의 맛이 결정된다고 봐요. “빵 너무 맛있다!” 감탄을 연발하게 했던 재선, 채은 님의 빵은 프로비전에서도 동일하게 쓰일 예정이니 기대해 주세요!




3. Sandwich 

3가지 샌드위치도 선보일 예정이에요.


(좌) Lemon Chicken Ceaser Salad Wrap


Lemon Chicken Ceaser Salad Wrap

아마도 이 샐러드 랩이 시그니처 샌드위치가 될 것 같아요. 시즌2에서 거의 유일하게 육류를 메인으로 하는 메뉴예요. 배에 고기가 어느 정도 들어가야 만족감이 채워지는 분들께 특히나 안성맞춤이죠. 두툼한 닭고기를 아삭한 채소와 랩이 감싸 주고 있어 한입 베어물었을 때 식감이 무척이나 풍성했어요. 레몬의 상큼함이 입안 전체에 퍼져 맛이 더욱 다채롭게 느껴졌고요. 사이드로 제공되는 절인 적양배추를 위에 올려 먹으니 풍미가 배가 되는 듯했습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닭고기를 좋아하는 누구나 호불호 없이 즐길 메뉴 아닐까 싶습니다.


(중앙) Jambon Brie Cheese Ray Bread Sandwich


Jambon Brie Cheese Ray Bread Sandwich

플레이트가 식탁 위에 올라오자마자 탄성을 질렀어요. 테디 베어를 연상케 하는 호밀빵이 너무 귀여웠거든요. 빵과 빵 사이에는 베이컨과 브리 치즈, 사과, 루꼴라가 겹겹이 포개져 있고, 앞서 소개한 제철 과일 샐러드의 ‘킥’이었던 고춧가루 베이스의 땅콩 스프레드가 들어가 있어 알싸한 맛이 은은하게 났어요. 재료가 풍성하다 보니 아삭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 돋보였죠. 프로비전에서 강조하고자 하는 한국적인 맛과 재료의 신선함이 모두 느껴지는, 종합 선물 세트 같은 메뉴랄까요? 시식회에서는 사각형으로 빵을 썰었지만, 프로비전에서는 둥근 버거형 빵을 써도 좋겠다는 이야기가 오갔어요. 그러면 먹는 재미도, 귀여움도 배가 될 것 같지 않나요? 모닝 오너 여러분의 의견이 궁금해요. 댓글로 알려 주세요!


(중앙 하단) Truffle Cheese Squash Focaccia Sandwich


Truffle Cheese Squash Focaccia Sandwich

“저는 개인적으로 이 샌드위치가 진짜 ‘와우’ 한 것 같아요. 너무 쫄깃쫄깃하다.”

“저도 이 샌드위치가 ‘원픽’이에요. 루꼴라를 좋아해서요. 다른 샌드위치에도 많이 들어가는데, 여기에는 특히나 더 많이 들어가서 좋아요.”

진 님과 다혜 님이 일등으로 꼽은 샌드위치예요. 구운 두부와 호박, 연두부 드레싱에 브리 치즈와 루꼴라, 그 모든 걸 폭신하게 감싸 안은 포카치아의 조합이라니. 어디서도 맛본 적 없는 건강하고 담백한 샌드위치에 눈을 떴습니다. 모든 재료가 입안에서 생생히 느껴지는 든든한 이 샌드위치, 어서 맛보게 해 드리고 싶어요!


정식 메뉴에서 탈락한 과일 토스트와 오이 샌드위치


시식회에선 제철 과일을 활용한 토스트와 호밀빵으로 만든 오이 샌드위치도 함께 맛보았지만, 최대한 많은 분들을 만족시킬 메뉴들에 집중하고자 두 가지는 정식 메뉴에서 제외하기로 했어요. 특히 ‘강경오이파’로서 오이 샌드위치가 빠지는 건 무척이나 아쉬운 선택이라 언젠가 프로비전에서 선보이게 된다면 함박웃음을 지을 듯합니다. 저처럼 강경오이파인 분이 또 계실까요? 그럼 우리 내년 여름을 기대해 봐요. 더운 여름에 먹는 아삭한 오이 샌드위치, 생각만 해도 행복하지 않나요?




4. Plate

프로비전 시즌2의 메인 디쉬라 할 수 있는, 

대망의 플레이트는 2가지로 구성될 예정이에요.


(중앙) Hummus & Fresh Garden Salad with Sourdough


Hummus & Fresh Garden Salad with Sourdough

“이 메뉴야말로 프로비전의 시그니처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후무스 자체도 사람들이 더 많이 알게 되면 좋겠어요.”

“지금까지 나온 메뉴 중에 이게 제일 좋아요. Achim이랑 제일 잘 맞아. 뭔가 <Achim> 커버에 나올 법한 음식이잖아요. (웃음)”

“제일 장난기 있는 메뉴라고 해야 하나? 인스타에 찍어 올리고 싶은 메뉴예요!”

시식단 세 사람이 가장 Achim스러운 메뉴로 꼽은 후무스 플레이트예요. 신선한 재료로 만든 후무스에 제철 채소를 찍어 먹거나 호밀빵 스틱에 발라 먹을 수도 있고, 삶은 달걀에 말돈 소금을 뿌린 다음 빵 스틱을 푹 담가 먹어도 좋아요. 방법이 가지각색이라 먹는 재미가 넘치지만, 무엇보다 핵심은 맛! 필요한 만큼의 재료들과 영양소로 몸을 채운 그 만족감이 커서 여느 아침에 먹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후무스 플레이트라는 신세계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만으로 어쩐지 일상이 조금은 더 특별해질 것만 같아요.


(중앙) Omelet & Fresh Garden Salad with Sourdough


Omelet & Fresh Garden Salad with Sourdough

후무스 플레이트가 조금은 낯설 분들을 위해 오믈렛 플레이트도 마련해 두었어요. 아침엔 뭐니 뭐니 해도 달걀 요리잖아요. 짭쪼름하면서도 담백한 오믈렛을 썰어 추억의 ‘부시맨 브레드’를 닮은 구운 호밀빵에 올려 먹으니 호주의 어느 브런치 가게에서 아침을 보내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이날은 신선한 토마토와 상추, 비건 소시지와 함께 맛보았는데요. 프로비전에선 때에 따라 함께하는 재료들이 달라질 듯합니다. 소장님은 아스파라거스나 그린빈을 곁들여도 좋을 것 같다고 조언해 주셨어요. 모닝 오너 여러분은 어떤 재료가 더해져야 ‘환상의 조합’이 될 것 같나요? 어떤 게 더해지든 맛이 없을 수 없다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이른 아침에 이런 플레이트 먹으면 아침이 너무 행복할 것 같아요.”




“너무 완벽한 아침 식사였어요. 수고하셨습니다!” 

시식회는 진 님의 한줄평으로 막을 내렸지만, 프로비전 시즌2는 아직 시작까지 갈 길이 멉니다. 위 메뉴들의 이름과 재료는 확정된 게 아니라서 단단히 매듭을 지어야 하고, 메뉴북도 만들어야 하고, 공간의 부족한 점도 보완해야 하죠. 하지만 모닝 오너 여러분께 단 한 번의 완벽한 아침 식사라도 선물할 수 있다면, 모든 숙제를 즐거운 마음으로 해 나갈 수 있을 듯합니다.

프로비전은 11월 말에 새로 문을 엽니다. 그때까지 남은 숙제들을 잘 치러서 기쁜 마음으로 여러분을 맞이할게요. 위 메뉴들 외에도 다양한 사이드와 디저트, 주스, 커피 등이 마련될 예정이니 기대해 주시고요. 특별한 날만이 아닌 어느 아침에나 방문할 수 있는 곳, 언제 가도 마음이 편안한 곳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럼 곧 만나요!


Edited by Doyeon




Achim Provision

(@achim.provision)

후암동 261-1

See you soon!


프로비전 시즌2가 더 궁금하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