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unity]Achim Bookclub | 8th 『겨울 마침표』

Achim Doyeon
2025-02-24
조회수 205


어느덧 2월 중순입니다. 서서히 겨울에 마침표를 찍어야 할 시기입니다. 여러분은 지난 겨울을 어떻게 기억하시나요? 남은 겨울을 어떻게 마무리하고 싶으신지요?

2024년 12월 23일부터 2025년 1월 4일까지, 8번째 Achim 북클럽이 진행되었습니다. 이번 북클럽은 베테랑 카피라이터이자 5권의 책을 펴낸 박솔미 작가님의 책 <겨울 마침표>와 함께했어요. 나답게 일하고 나답게 살아가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출판사 ‘북스톤’에서 출간한 이 책은 저자가 가장 사랑하는 계절인 겨울의 기쁨을 예찬하는데요. 이 계절을 아낌없이 보내고 미련 없이 매듭지을 수 있는 태도와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인 만큼 2024년 마지막 북클럽 도서로 함께 읽기에 더할 나위 없었습니다.


모닝 오너들이 ACC #achim-reading 채널에 나누어 준 후기들




2025년의 첫 번째 토요일 아침, Achim 프로비전에서 북클럽의 마무리 모임을 가졌습니다. 본래 박솔미 작가님께서 함께해 주시기로 했으나 건강 상의 이유로 참석이 어려우셨는데요. 대신 <겨울 마침표>를 편집한 북스톤의 한혜인 편집자님께서 자리해 그 아쉬움을 달래 주셨습니다. 어디서도 듣기 힘든 편집 비하인드를 들려주신 건 물론, 자리에 모인 열두 명의 모닝 오너의 질문에 적극적으로 답해 주시며 책에 대한 궁금증도 해소해 주셨죠.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된 모임 동안 모닝 오너들 각자에게 겨울이란, 겨울 마침표란 어떤 의미인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마치 남은 겨울에 필요한 양식을 주고 받듯 마음이 절로 든든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박솔미 작가님에게는 겨울이 본인의 삶을 정돈하고 새로 나아갈 수 있는 마침표이듯이, 모두에게 겨울이 다 다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게 꼭 계절이 아니어도 괜찮고, 어떤 시간일 수도 있겠죠. ‘그럼 나에게 겨울 같은 건 뭘까?’ 생각해 보니까, 저한테는 그게 아침이었어요. 매일 아침에 주어지는 시간.”


“저는 중학교 때부터 계속 일기를 써 왔는데요. 긴장감이 되게 큰 하반기를 보내는 동안 조금씩 짬을 내서 밤마다 일기를 쓰는데, 텐션이 내려가면서 되게 행복하더라고요. 일기 쓰는 시간이 내가 놓치면 안 되는, 진짜 소중한 시간이라는 걸 알게 돼서 매일 5분이라도 쓰려고 해요. 뭘 써야 한다기보다는, 그냥 앉아서 일기장 펼쳐 놓고 연필 딱 잡았을 때의 기분, 그거면 되는 것 같아요. 그 시간이 저한테는 하루의 마무리일 수 있고, 어떤 감정에 대한 마무리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갑자기 생각이 든 게, 어쨌든 저희는 1월부터 12월까지를 한 해로 보고, 그 한 해를 사계절로 보내잖아요. 근데 그 끝이 겨울인 게 너무 신기해요. 여름이 12월일 수도 있는 거잖아요. ‘우리가 여름으로 시작해서 여름으로 끝나는 한 해 한 해를 살면 어땠을까? 그럼 또 어떻게 달랐을까?’라고 생각해 보는 것도 재밌는 것 같아요.”


“겨울은 11월, 12월부터 시작돼서 2월까지 이어지잖아요. 이 책을 12월 끄트머리에 읽는 동안 겨울 마침표를 찍는 기분이었지만 아직 겨울은 끝나지 않았으니까, 그래서 남은 겨울을 더 잘 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까지 보낸 겨울을 여기서 미련 없이 보내 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겨울 마침표’처럼, 저는 ‘계절 밤’이라는 단어를 좋아해요. 박연준 작가님의 <모월모일>이라는 에세이집에 ‘찬란하고 소소한 취미 인생’이라는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거기에 등장하는 문장을 하나 읽어 드리고 싶어요. “취미가 무엇이냐 묻는다면 계절이 바뀌는 밤마다 한 번씩 수다 모임. 이왕이면 같은 멤버로 새로 맞은 봄밤, 여름 밤, 가을 밤, 겨울 밤에 단출한 상을 차려 놓고 수다 떨기.” 이게 딱 제가 좋아하는 장면 같아요. 조용한 밤에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내 공간에 모아 놓고 내가 해 줄 수 있는 거 해 주면서 그 계절을 고요히 누리는 거요.”


“작가님에게 겨울 같은 존재가 저한텐 무엇일까 생각하다 바다가 떠올랐어요. 바다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을 되게 많이 해요. 바다처럼 고요해 보이지만 그 안의 깊은 곳에 뭐가 있을지 항상 궁금함을 자아내고, 엄청나게 큰 세계가 숨어 있는 사람. 그리고 잔잔한 바다에 돌을 던지거나 바람이 불면 물결이 생기고 해가 비치면 윤슬이 생기잖아요. 내가 누군가에게 돌이나 바람, 햇빛이 되어 타인이 파도를 찾을 수 있게 해 주는, 조금씩 좋은 영향을 주는 사람으로 살고 싶어요. 저만의 파도도 만들고 싶고요.”



이번 모임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은진 님이 ‘겨울 상자’를 연 순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은진 님은 매 겨울을 추억할 수 있는 물건들을 정갈한 나무 상자에 담아 보관하신다고 해요. 손수 가져오신 상자 안에는 은진 님과 겨울을 함께 난 다양한 물건들이 담겨 있었어요. 설국을 닮은 그릇부터 집 근처 공원에서 얻은 무궁화 씨앗, 박솔미 작가님도 좋아한다는 시트러스향의 로션⋯. 평범한 물건들이 정성과 진심이라는 공통 분모로 묶일 때 얼마나 아름답게 변모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은진 님의 겨울 역시 이 물건들과 함께 더 특별하고 애틋하게 기억되리라는 것도요.

대화가 마무리될 무렵, 커뮤니티 오너 지완 님이 말했습니다. 결국 각자의 방식대로 마침표를 찾아나가는 과정에 있는 것 같아요. 이 자리에 모인 열두 명이 모두 다 다른 방향으로 자기만의 겨울을 만들고 매듭짓기 위한 방법을 나눈 것 같아서 너무너무 풍성한 시간이었어요.”

2024년에서 2025년으로 이어진 이 겨울은 각자에게 어떤 문장으로 완성될까요? 글을 읽고 계실 분들도 자기만의 마침표를 찾아 그 문장 끝에 꾸욱 찍어 보시길 바랍니다. 그렇게 한결 더 기쁘고 가뿐한 마음으로 다가오는 봄을 향해 걸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Photograpghed & Edited by Doyeon




Achim 멤버십에 가입해 북클럽에 함께해 보세요!

멤버십 가입하러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