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ENDLY]#8. To all the cars I’ve Loved

2023-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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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티클은 ACC Morning Hurdling의 첫 번째 프로그램인 ‘Monocle Translation Hurdling’의 결과물입니다.
<The Monocle Companion> 속 일부 컨텐츠를 호스트 희석 님과 모닝 오너 다섯 분이 함께 번역했습니다.


자동차는 시대와 삶의 변화를 반영합니다. 자동차광에 한해, 이는 가슴 아프게도 전기 자동차로의 전환을 기점으로 다신 돌아오지 않는 과거를 상기시켜 줍니다.

일본 제작의 4세대 모델이었습니다. 브리즈번의 여름, 타는 듯한 더위에 반짝이던 보랏빛 컬러. 6기통 엔진, 압축된 뜨거운 공기를 작은 엔진룸으로 유입시키는 트윈 터보, 그리고 포효하는 정열적인 울림까지. 마침내 허리부터 타고 오르는 이 짜릿한 기분. 그것이 바로 저의 첫사랑 도요타 수프라였죠.

수프라는 제가 처음 자동차광에 대한 열정에 불을 지필 수 있게 해준 영화들과 함께 제 삶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왔습니다. <이탈리안 잡:The Italian job(2003)> 의 B급 십대 버전인 <캐치 댓 머니:Catch that kid(2004)>에서 모터스포츠 경주의 세계를 발견하게 된 뒤, 제가 찾을 수 있는 자동차와 관련된 모든 영화를 섭렵했답니다. 아직도 진행형인 '<분노의 질주:The Fast and the Furious> 시리즈는 그때 마침 상영되고 있었죠. 특히 2001년 개봉작이었던 ‘<분노의 질주:The Fast and the Furious(2001)>" 에서 저의 진정한 최애 주인공인 폴 워커는 오렌지색 1994년산 수프라(공장에 설치된 2JZ 엔진으로 완성된)를 구하여 다시 엔진소리로 귀가 먹먹해지는 삶으로 돌아갔고, 이는 이미 인기 있는 ‘도망자’ 컨셉을 컬트적으로 인기 급상승시켰답니다(적어도 청소년기의 제 눈에는 그렇게 보였죠). 영화에서, 로스앤젤레스의 경찰인 폴 워커(극 중 브라이언)는 빈 디젤이 연기하는 도미닉 토레토(애칭 돔)가 이끄는 강도단을 저지해야 하는 임무를 맡지만, 곧 경찰로서의 의무와 토레토 가족의 끈끈한 우정과 의리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 영화들은 초보나 아마추어의 길거리 경주 이야기지만, 결국 그들의 요동치는 심장은 차와 엔진 그리고 가족에 대한 부인할 수 없는 사랑을 이야기합니다. <분노의 질주 7:The Fast and the Furious 7(2015)>에서 돔은 "나에게는 친구는 없지. 다만, 가족이 있을 뿐이야."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로써 차에 대한 사랑과 가족에 대한 사랑을 강조하는 셈이죠.

<사진=영화 '분노의 질주' 프로모션 스틸>


브리즈번 남쪽에 있는, 제가 유년 시절을 보낸 퀸즐랜드 동네에서는 이 기름 냄새 가득한 자동차광 프랜차이즈 영화에 대한 사람들의 호응이 가득했답니다. <패스트& 퓨리어스 2 The Fast and the Furious 2(2003)>의 오프닝 씬에서 거리 경주 씬에 등장한 회색 R34 닛산 스카이라인 GT-R 모델이 다양하게 커스터마이징되어 써니뱅크 언덕에서 일상적인 등굣길에도 돌아다니곤 했을 정도였어요. <패스트 & 퓨리어스:도쿄 드리프트: The Fast and the Furious:Tokyo Drift(2006)>에 등장하는 짙은 오렌지색 마즈다 RX-7가 메인즈 도로에서 쌍둥이 마냥 여러 대 등장했고, 이는 혼다 s2000나 혼다 시빅 그리고 모두 알루미늄 모노코크 바디의 혼다 NSX(당연하게도 C30A VTEC 엔진을 탑재한)도 마찬가지였죠. 

고등학교 시절, 저는 빈 주차장에서 운전연습을 하는 어른들을 보며 그들이 한 손으로 운전하면서도 딱 적합한 순간에 브레이크를 움직이고, 뒷바퀴의 브레이크를 풀며, 마법에 걸린 것처럼 미끄러지듯 굽은 곡선 도로를 우아하게 주행하는 등 이것을 완벽히 해내는 그 예술같은 모습에 질투했습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 누워서 그리 멀지 않은 근처에서 들려오는 엑셀을 밟고 코너로 드리프트 하며 꺾어지는 소리와 리코쳇 현상으로 엔진에서 튀는 연료 방울의 탁탁 소리에 집중해 귀를 기울였습니다. 탄 고무 덩어리, 에탄올, 벤젠, 그리고 진통제까지. 아스팔트 위에서 우연하게 시작해서 끝나게 되는 어두운 타이어 자국들은 모든 재미를 뒤로 한 다음 날 아침에 남겨진 유일한 단서였죠.

저는 제가 원하는 것의 주위에 있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습니다. 그래서 자동차 대리점, 자동차 차체정비 기술자, 차량 수입,수출업자, 차량 정비사로 가득찬 산업 도시인 브리즈번의 무루카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고, 가게들의 차고 문을 두드리며 손을 더럽히고, 손톱 밑에 기름 때가 끼어도 상관없으니 자원해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는지 물으러 다녔습니다. 그때마다 "여긴 당신 같은 어린 소녀를 위한 곳이 아니예요."라는 대답 뿐이었습니다. 외면당하고 또 외면당했죠. 그들은 마치 그들의 딸을 보는 것 같은 마음에, 어린 저에게 본능적으로 "그건 네 자신에게만 좋은 일이잖아."라고 이야기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보호’는 제가 찾던 것이 아니었죠. 동굴 같은 창고들의 갈라진 콘크리트 바닥을 따라 걸을 때마다, wd-40(스프레이타입의 윤활유) 냄새를 맡고, 엔진과 관련된 잡담을 들을 때면 가슴이 쿵쾅되고, 심장이 요동치며 부정한 의미심장한 미소가 얼굴에 슬그머니 떠오르고는 했답니다.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왜 그렇게 차를 좋아하니?" 라고 묻곤 했죠. 그들은 제가 좋아하는 것 이상으로 "더 가치 있는" 어떤 가능성들을 보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저에게는 그런 것에 대한 현실적인 대답같은 건 없었습니다. 사랑하는 데 이유가 있나요? 저는 그냥 했을 뿐입니다.

저는 가능한한 빨리 면허증을 취득했고, 곧 그 세계에 푹 빠져들었습니다. 그건 제가 꿈꿔 온 모든 것이었습니다. 늦은 밤 고속도로를 질주하고, 한낮에는 로터리를 따라 배회하며, 어두운 산 속으로의 즉흥 여행을 떠나기도 했답니다. 저는 대학에서 이런 저를 외면할 수 없을(비슷하게 미친) 동료들을 발견했죠. 우리는 대여섯 대의 차들을 마치 마치 기차처럼 몰았고, 왁자지껄 시끄러웠으며, 자동차와 엔진에 미친 엔지니어였습니다. 아드레날린, 도파민, 그리고 이성을 배제한 감성 중심의 사고들로 넘쳐났어요. 저는 제 첫 번째 차 알파 로메오 156을 휴가기간 동안 열심히 일해 모은 돈으로 구입했습니다. 그 기억은 무척 짜릿했죠: 날카로운 감각의 연속, 엔진의 피치에 익숙해진 귀와 청각, 기어스틱의 부드러운 가죽 공 주위를 감싸기 위해 손바닥을 구부리고 가슴은 약간 앞으로 내밀며 전방의 노란 빛 너머를 보기 위해 긴장하는 눈까지. 그 두 개의 멀리있는 빨간 불빛은 당신이 완전히 혼자가 아니라는 유일한 표시가 되어주었죠. 혼자 탑승하고 있는 제 차 안에서도, 교통체증이 있는 도로 위에서, 덜 익은 망고 색 같은 시트 위에 앉아 수백 킬로그램의 금속과 플라스틱 그리고 유리에 둘러싸여 있는 저는 결코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차를 사랑하는 것은 마치 가족을 들이는 것과도 같은 일이랍니다. 저는 자동차를 이야기하면서도 또 그 안의 서스펜션 설정이나 차체에 가장 적합한 부속, 캠버, 바퀴 등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죠. 차고에서의 2분 동안은 제가 누구였는지, 사람들과의 논쟁이나 다툼을 잊을 수 있으며, 저를 위해 기도하고, 무엇이든 진심으로 이야기할 수 있게 됩니다. 자동차 보닛 아래에서의 2분이면, 저와 제 주변 모든 문제가 마치 물을 끼얹은 것처럼 사라짐을 느끼곤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렇게 함으로써 자동차가 다시 출발하고 작동할 수 있게 하며, 이것이 멋진 소리를 내며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다는 사실이죠. 저에게 이러한 기계들은 세계의 곳곳의 공동체로 통하는 관문이자 통로가 되어주었답니다. 한 번은 서부 텍사스의 중고품 시장에서 무장한 남부인들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제 첫 번째 ‘스냅온 사(Snap-On)의 임페리얼 렌치 세트’를 거의 공짜로 얻었던 적도 있습니다. 최근에 제가 꽂혀있었던 1969년형 콜벳 스팅레이 C3로는 미시시피강을 따라 마치 붉은 곡선을 그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달렸고, 또 캔버라의 거리도 질주했죠. 이탈리아 도로에서는 급커브의 길을 달리고, 독일 아우토반에서는 속도를 최대치로 올려 질주하며, 피레네의 알프스에서는 빙판길을 질주하기도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자유라고 생각합니다.

제 인생에서 최악의 한 주를 마주하게 되었을 때 제가 다루고 만질 줄 아는 엔진이 달린 차를 한 대 가져왔고, 빅토리아 해안선의 안개 속에 숨겨져 있는 12사도 바위들을 보기 위해 오직 딱 한 번 멈춘 채, 8시간을 내리 운전해 질주했습니다. 몇 달 후, 저희 어머니는 그날 제가 걸린 과속 과태료 고지서를 세 장이나 받으셨죠. 저는 벌금을 낼 충분한 돈이 있어 알라신(Allah)을 향해, 그저 감사했습니다. 엔진과 연소 기관은 저만의 일탈이었죠. 이에 대한 중독 치료 같은 일에는 전혀 관심조차 없었답니다.

2021년 9월 4일 호주의 진보 성향 주간지에 “지금 타는 당신의 차가 마지막 화석연료 차량이 되어야 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마이크 세콤브(Mike Seccombe, 호주의 저널리스트)가 썼듯, 전기차의 시대가 도래한 거죠. 저는 그 말이 사실이라는 것도 알고,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고 필요한 일이며 이는 인류를 위하는 길이라는 것 역시 잘 압니다. 제 안의 어떤 작은 생각이나 마음도 이러한 현실을 부정하거나 이에 맞서지 않을 것입니다. 이성적으로는 이를 이해 하지만, 저의 그 아주 작은 상심의 마음은 어쩔 도리가 없네요. 제 마음은 오래된 것으로 향하고 있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것이 더럽고 지저분해 보이고, 중요하지 않고 심지어 가치가 없게 여겨질 수도 있겠죠. 게다가 대체될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고요. 그렇다면 우리는 이 이뤄질 수 없는 사랑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변한 건 여러분이 아니라 주변의 세상인데도 말이죠. 저는 종종 저 자신을 헨리 포드 시대에 말굽 편자 만드는 사람이라고 비유하며 농담을 건네곤 합니다. 사실 저는 석면을 좋아하는 건축업자였던 거죠. 석면은 변형하기 쉬우면서도 튼튼하고, 물과 전기에 아주 세세하게 저항하며, 방음과 단열도 놀랍도록 잘되는 소재랍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주 살인적이고 치명적인 면모를 숨기고 있었죠. 그런 사랑으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겠습니까?! 사람들은 전기차의 가속 능력이 훌륭하다고 말하지만, 그건 단순한 교환 법칙에 의한 1차원적 사랑쯤으로 여겨집니다. 사람들은 환경을 위해서는 전기차가 더 낫다고 저에게 거듭 이야기합니다. 마치 제가 그 사실을 모르고 있어서 지구가 과열되기라도 바라고 있고, 그래서 석유 연료 자동차를 타며 기후 위기에 알게 모르게 기여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우리는 어떤 대상을 장점만으로 좋아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저와 전기차 사이에는 아마 이전과 같은 사랑과 애정에 관한 이야기는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건 마치 ‘전기모터 광’ 이란 말이 없는 것처럼 말이죠. 꼭 ‘분노의 기어 없는 질주’라는 영화가 없는 것과 같은 맥락이죠. 전기모터에서 분노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전기 기술자였지만, 저는 전기 기술자가 되지 않았죠. 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전류의 힘 따위에는 관심이 없었답니다. 그게 실은 죽을 만큼 위험한 요소이기도 하지만 그때는 그걸 몰랐죠. 저는 결국 기계를 선택했습니다. 저는 제가 하는 일에서 무언가를 더 얻을 수 있기를 원했고, 그것을 자세히 들여다보며 냄새 맡고, 그 속에서 헤엄치며 이를 두려워하기도 했지만, 끝내 결국은 계속 기계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답니다. 어쩌면 제 머릿속에서는 제가 이것이 적용되는 마지막 세대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곧 젊은 세대들이 연료로 꽉 채워진 자가용을 더 이상 타지 않는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사실, 그런 날은 이미 오고 있으며, 정말 금방이죠. 저는 온 마음을 다해 울겠죠. 저는 그래도 두 팔 벌리고 환영할 것이랍니다. 물론 눈물이 흐르는 얼굴로요. 제 손톱은 더 이상 더러워질 일이 없고 제 심장 또한 두근거리지 않겠죠. 이제 저의 사랑은 구식이 되었고, 치명적이었지만 그것은 수명을 다했으며, 그렇게 한 명의 생을 구하고는 사라져갑니다. 혁신과 혁명이 도래했습니다. 

내가 사랑한, 그 모든 차를 위하여!




작가 소개

아티클의 저자 압델 마기드(Ysassmin Abdel-Magied)는 수단계 호주 인이며 그는 작가이자 동시에 기계정비 엔지니어이며 또 정치, 사회, 문화, 기술에 대한 글을 쓰는 사회 옹호자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그녀는 모노클 라디오 24의 단골 출연자라고 합니다. 해당 아티클은 펭귄 랜덤 하우스 출판사에 출간된 <Talking About a Revolution: 혁신에 대해 이야기하다>에서 발췌한 에세이입니다.

 

Trasnlated by 모닝 오너 희석, 영진, 근영, 지수, 승하,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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