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vision]프로비전 저널 Ep.06 : 동네 한 바퀴

2024-07-01
조회수 691


후암동은 크게 동후암과 서후암으로 나뉩니다. 남과 북이 아닌 동과 서로 나뉨에 따라 서로 다른 분위기를 가지고 있어요.

서후암은 젊은 세대와 외국인이 주로 거주해 이들을 위한 재미있는 상점과 가게가 많고 언제나 사람들로 붐벼요. 그에 반해 동후암은 그곳에서 오랜 시간 지낸 어르신들이 주로 거주해 조금 더 로컬스럽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죠. 프로비전은 동후암에 위치해 있어 많은 어르신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며 지나가시곤 하죠.



프로비전에서 나와 바로 왼편으로 꺾으면 버스 종점 정류장과 함께 가로수 그늘 아래 한데 모여 쉬고 계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요. 저도 잠시 벤치에 앉아 쉬며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살짝 엿들어 봤는데요. 참 재미있었습니다. 프로비전에 들르신다면 잠깐 시간을 내어 어르신들의 대화를 슬쩍 청해 보세요. 후암동만의 매력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여러분 ‘108 계단’에 대해 아시나요?

후암동은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나 특별한 배경을 안고 있는 동네입니다. 지리상 서울의 가장 중심에 위치해 있으며,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인들의 주 주거지로서 그때의 흔적인 적산가옥이 아직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곳이기도 하죠.

사진 속 108 계단 또한 그 흔적의 일부입니다. 108 계단은 일제가 경성 호국 신사에 오르기 위해 만든 계단이자 우리 조상들의 재산과 노동력이 동원된 가슴 아픈 사연이 담긴 계단이에요. 사진에서처럼 현재는 보조 엘리베이터가 그 옆에 있어 쉽게 오르내릴 수 있지만, 이곳을 수백 수천 번 오르락내리락했을 선조들을 떠올리면 가슴 한편이 아려옵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를 상징하는 금문교 너머에는 ‘소살리토(Sausalito)’라는 작은 섬 동네가 있는데요. 그곳 주민들은 다운타운까지 페리를 타고 출퇴근하는데, 그 모습이 거친 물살을 가로지르며 모험을 떠나는 선장의 모습 같아 무척이나 인상 깊었습니다. 후암동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많은 언덕과 가파른 내리막길 탓에 스쿠터를 타고 요리조리 동네를 왕래하는 주민들의 모습에서 기억 속 샌프란시스코 선장들의 모습이 어렴풋이 떠올랐어요.

오늘은 퇴근 후 짧게나마 후암동 산책을 해 봤습니다. 요즘은 서촌이나 북촌 같은 몇몇 동네를 제외하곤 그 동네만이 가진 개성과 캐릭터를 나타내기 어려운 듯한데요. 후암동이 현 시대의 빠른 걸음에도 개성을 잃지 않고 고유의 속도를 잘 유지하는 것 같아 다행인 마음이 들었습니다. 다음에는 더 많이 걸음을 옮기며 더 자세한 후암동 이야기를 가지고 찾아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Written & Photographed by Minhyung




Achim Provision

(@achim.provision)

후암동 261-1

8am-3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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