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him

이전까지는 하나의 직업으로 나를 정의하고 증명하는 데 온 힘을 다했다면, 이제는 자연스럽게 역할의 경계를 지운다. 스스로에 대한 의심도, 완벽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그 상황을 회피하는 마음도 내려놓았다. ‘이 정도는 돼야지. 이래야만 해.’라는 교만한 마음과 쉽사리 바뀌지 않는 편견을 가장 경계한다. 처음에는 어려웠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 곳에도 갇히지 않은 자의 자유를 누리며, 경계선을 넘나들며 씩씩하게 걷는다. 배경, 직업, 국적, 언어, 성별, 나이 그리고 선택의 기준이었던 상식까지. 나도 너와 별반 다르지 않은 사람임을 알면, 미움도 사랑이 된다. - Achim Vol.31 Boundless / Beginning Letter 중

경계를 넘자 경계 없는 세상을 마주했습니다. 머무는 곳은 달라졌지만 어느 곳에서든 하는 일은 같았으며, 사용하는 언어는 달라져도 나누는 마음은 같았습니다. 그러자 나를 둘러싼 경계에 의미를 둘 필요가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스스로 긋지 않은 경계와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환경은 쓱쓱 지워 나가도, 과감히 뛰어넘어도 된다는 사실도요.

서른한 번째 매거진 <Achim>의 주제는 ‘Boundless’, 즉 ‘경계 없음’입니다. 이 단어는 말 그대로 ‘없는 경계’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드넓은 가능성을 품은 능동적인 단어죠. 이번 호를 읽는 시간이 생각만 하고 시도는 못했던 일을 해 보거나 점차 움츠러든 마음을 활짝 펼쳐 보는 계기가, 그어진지 모른 채 살아왔던 경계들은 무엇인지 깨닫는 기회가, 누군가 경계를 밀고 나아가는 데 우리가 어떤 도움을 나눌 수 있는지 생각해 볼 출발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CONTENTS

1. Beginning Letter - Boundless

2. Interview - Le Son du Couple, La Question pour la Vie

Interviewer 남도연(@nmdyn)

Interviewee 커플의 소리(@lesonducouple)

3. Recipe - Daily Energy Stew

4. Seereal - Carrot Crumble Granola

5. Soul - Music, Sentence

6. Essay - 트리스테 포스트 이테룸

신유진 (@malletshin_)

7. Pictorial - In between of the b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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