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EFUL]바닐라는 억울하다

2023-03-28
조회수 1365



Vanilla.

Unexciting, normal, conventional, boring.

1.흔해빠진 2.평범한 3.보통의


이런 표현이 있다. “It’s Vanilla.” 별 볼 일없는 심심한 일이란 뜻이다. ‘바닐라’는 평범하고 재미없고 보통의 것이라고 여겨진다. 억울하다. 만약 바닐라가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분명 속상해할 것이다. 바닐라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 얼마나 많은데, 몰라도 너무 모른는 거 아닌가 싶다. 같이 따져주고 싶을 정도다. 한 번 생각해 보자. 우선 아이스크림의 근본은 바닐라 맛이다. 그 자체로도 맛있지만 궁합 좋은 친구를 만나면 주인공 자리를 기꺼이 내어주고 충실한 조력자가 된다. 브라우니, 애플 크럼블, 바나나 파운드케이크 위에 바닐라 아이스크림 한 스쿱을 올리기 전,후가 얼마나 다른지 생각해 보면 된다. 밀크셰이크만 하더라도 우유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같이 간 것뿐인데, 단짠의 정석인 밀크셰이크 + 감자튀김 궁합을 완성시킨다.

스프라우드(Sproud)는 노란 완두콩으로 만든 식물성 음료다. 귀리도 아몬드도 코코넛도 아닌 완두콩이다. 완두콩 두유? 검은콩 두유는 꽤 익숙한데 완두콩은 낯설다. 그것도 '초록 완두콩'이 아닌 ‘노란 완두콩’이다. 우유의 대체제가 이렇게 많다니 놀랍다. 재미있게도 이전에 식물성 우유 블라인드 테스트에 참여했던 적이 있다. 여러 제품을 먹어본 결과 내 입맛에는 견과나 곡물보다 ‘콩’류가 잘 맞았다. 그중에서도 노란 완두콩 두유는 부드럽게 넘어가는 목 넘김이 참 좋았다. 스프라우드는 늘 장바구니에 담아두던 제품이기에, Achim Mart에 입점되었을 때 진심으로 기뻤다.



스프라우드에서 바닐라 맛을 새롭게 출시했다. 아직 모르는 분들이 더 많을 듯하다. 시리얼은 ‘무엇’과 함께 먹느냐가 중요하다. 일반 우유인지, 저지방인지, 두유인지 오트밀크인지에 따라 우러나는 우유 맛도 달라진다. 이게 굉장히 중요하다. 마치 서브웨이 빵을 고르는 것과 같고 밥에 비유하자면 흰 쌀, 흑미, 현미의 차이다. 스프라우드 바닐라는 식감부터 맛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더 좋게 만들어준다. 위에도 말했지만 바닐라의 너그럽고 속 깊은 마음씨를 마음이 아닌 입으로 느낄 수 있다. 주인공이 되는 맛이 더욱 진해진다. 네이처패스의 치타촘스를 스프라우드 바닐라와 함께 먹었는데 안 그래도 귀여운 맛이 더 귀여워졌다.

바닐라 향미를 가진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예를 들면 푹신한 폭신한 바닐라 빈 도넛 같은 것. 닐라 닐라 바닐라의 향연을 마음껏 즐기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자. 포근한 봄이 왔다. 스프라우드 바닐라 한잔을 따라놓고 가만히 보니, 봄에 피는 목련 색을 닮았다.


Written by Jin



스프라우드 음료 구경하러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