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him]월간영감모음집ㅣ디렉터 진의 6월

2024-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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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오너의 메일함에 Achim 뉴스레터 ‘일요영감모음집(이하 일영모)’이 있다면, Achim 저널에는 ‘월간영감모음집(이하 월영모)’이 있습니다. 월영모에선 Achim을 함께 만드는 파트너 멤버들이 한 달씩 돌아가며 자신에게 ‘이달의 영감‘이 되어 준 조각들을 나눕니다. 소소한 일상부터 Achim을 만드는 동안의 우당탕탕 좌충우돌 시행착오까지, Achim 사람들의 TMI가 본격 대방출됩니다. 

이번 월영모는 휴식을 사수하려는 노력으로 몸부림 친 진의 6월을 전합니다.


🍊Jin's June Keywords

휴식, 사고, 회복, 요가, 달리기, 블리스볼, 집밥, 여름 과일, 그래놀라, 6월의 맛, 제철 

and...




"이번 달 월영모가 제 차례라고요? 좋아, 그럼 특별히 휴식의 흔적들을 모아 보겠어요!" 어김없이 찾아온 제 월영모의 주제를 정하면 좋을 것 같아 호기롭게 휴식을 테마로 잡았습니다. 이 기회에 좀 더 의식적으로 휴식의 시간을 만들어 보려는 마음도 있었어요. But... 7월의 반이 지난 지금에서야 6월 월영모를 적고 있는 것만 봐도 어떤 한 달을 보냈는지 짐작되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분명 찬란했던 순간은 있었습니다.



6월의 첫 주말, 운전을 시작한 지 네 달 밖에 지나지 않은 초보 운전자에게 처음으로 80km가 넘는 장거리 운전 미션이 주어졌습니다. 다행히 베테랑 운전자인 언니가 옆에 있어서 딴 길로 새진 않았습니다. 적정 속도와 차선을 열심히 지키며 부모님이 사시는 여주까지 두 시간을 달려 도착했습니다. 늘 누군가 운전하던 차를 타거나 전철을 이용했는데, 직접 운전해서 가는 날도 오네요. 정말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도착하니 천방지축 강아지 로아가 반겨 줬어요. 요즘은 날이 덥다며 부모님이 잘 가꿔 두신 꽃나무 덤불 한가운데에 들어가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6월에는 강아지 친구들을 참 많이 만났습니다. 루즈리쉬클럽과 함께한 포스트비전 '느긋한 산책' 시간에 어떻게 하면 반려견과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지 이야기 나누었어요. 비록 로아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유용한 정보가 정말 많았습니다. 이 워크숍 이후 강아지들이 보내는 바디 사인에 더 관심 갖고 보기 시작했어요.



하하하 그리고 곧장 이어지는 BREAK. 네, 사고입니다 사고. 같은 단어도 이렇게 뜻이 다를 수 있네요. 경위는 길게 설명하지 않을게요. 운전은 무조건 조심 + 신중이에요. 차를 몰면서 알게 된 건, 제가 꽤나 겁이 없다는 점이었어요. 그게 무슨 뜻이냐 하면... 안전불감증이 있더라고요. 사고나 위험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하달까요. 운전 시작 후 차가 많이 고생입니다. 언제든 사고는 날 수 있어요.... 가만히 서 있어도 날 수 있어요... 조심 또 조심...



6월에는 한동안 못 갔던 요가를 다시 시작했습니다. 그사이 요가원이 이사를 했는데, 매트에 오른 것도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난 것도 오랜만이라 정말 요가를 처음 시작하는 기분이었어요. 너무 오랜만이라 몸이 과연 기억할까 싶었는데, 다행히 호흡이 잘 들어오더라고요. 역시 매트 위는 진정한 안식처입니다. 마무리 동작인 꿀-사바아사나로 수련을 마무리했어요.



달리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4-5km 남짓한 거리를 달립니다. 거리를 조금 더 늘리고 싶은데 아무리 짬을 내도 일요일 아침 7시를 제외하고는 고정 시간을 만드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더라고요.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감사히 달리렵니다. 러닝은 집 앞 공원에서 해요. 올림픽 공원은 운동 좋아하는 분들께는 정말 탁월할 수밖에 없는 곳입니다. 수영장도 있고, 둘레도 넉넉해서 걷고 걸어도 지루하지 않아요. 벌써 7년째 이 공원을 앞마당 삼아 수시로 드나들고 있어요. 올공 없는 삶, 상상 불가...




공원을 달리기만 한 건 아니에요. 저희 집과 멀지 않은 곳에 사무실이 있어 종종 게릴라로 만나곤 했던 파트너 멤버 해린 님과 아름다운 산책도 했습니다. 원래 커피를 마시기로 했으나 앉아 있기보다는 걷고 싶어서 산책 토크를 했는데, 좋은 선택이었어요. 대화하고 싶은 누군가가 있다면, 종종 커피챗 대신 같이 걷자며 산책에 초대해도 좋겠어요.



프로비전에서 블리스볼도 열심히 굴렸어요. 같이 일하는 멤버들이 블리스볼 맛 개발에 너무 진심이라 뭐랄까, 저도 획기적인 맛을 만들어 보고 싶어 틈만 나면 고민 중입니다. 지금까지 나온 맛은 카카오, 흑임자, 맛차, 피넛버터, 피넛버터 크런키, 콘 플레이크, 스트로베리, 캬라멜, 피스타치오까지... 응용력이 끝내 줍니다. 이러다가 베스킨라빈스31 되는 거 아니나며... 맞아요, 이 기세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 같습니다. 추석 되면 약과맛 나오는 거 아니나며?



식사는 이왕이면 집밥이 좋아요. 대단한 요리는 아니어도 집에 있는 것으로 이것저것 시도해 보는거죠. 퇴근길에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을 상상하며 머릿속으로 한차례 가상 요리를 끝낸 뒤, 집에 가자마자 손을 씻고 앞치마를 두르고 저녁을 만들어요. 머릿속으로만 그리던 것이 실제로 구현될 때의 쾌감! 그게 아주 좋습니다. 밥 먹을 땐 온전히 휴식하며 밥만 먹으려 노력하는데, 저는 그게 좀 어렵습니다. 결국 책을 펼쳤어요. 눈으로는 책을 읽고, 입으로는 밥을 먹었습니다. 이 정도 멀티는 아주 쉽죠.



6월의 사진첩을 보니 제철 과일과 채소의 지분이 꽤 큽니다. 프로비전에서 키우는 무화과 열매가 익었어요. 파트너 멤버 민형 님이 따 주셔서 먹어 봤는데, 시중에 파는 무화과보다 더 달콤하더라고요. 프로비전에서의 첫 수확! 네다섯 개 열매가 열려 다같이 나눠 먹었는데, 벌써 새 열매가 맺히기 시작했어요. 무화과뿐 아니라 참외, 자두, 복숭아, 토마토도 넉넉히 먹었습니다. 올여름에는 특히 참외를 제대로 맛보고 있어요. 껍질을 깎아 아삭아삭 통째로 먹는 것을 가장 좋아합니다.



무념무상 그래놀라 굽는 시간도 제게는 큰 휴식이었어요. 노릇하게 구워진 그래놀라를 10분마다 세 번씩 오븐에서 꺼내 잘 섞고 다시 구워 주기를 반복해야 바삭한 그래놀라가 탄생합니다. 오븐 앞에 가만히 앉아 잘 구워지고 있나~ 탄 곳은 없나~ 살펴보고 있으면 어서 먹어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요. 나오자마자 조금 집어 입에 넣었다가 뜨거워서 혼났어요. 그래놀라는 식을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충분히 식혀 주어야 해요. 



잘 구워진 그래놀라는 알맞게 소분해 플리마켓에 가지고 나갔어요. Achim 프로비전의 첫 외출! 지인 몇몇이 모여 플리마켓을 열었는데 열기가 뜨거워 덩달아 그래놀라와 블리스볼도 많은 분들께 소개할 수 있었습니다. 직접 만든 그래놀라가 눈앞에서 팔리고 있는 걸 보면 진짜 신기해요. 노동의 기쁨!(이것이 진짜 휴식 아닌가요?)



그러고 보니 매주 월요일 밤 진행되는 포스트비전 요가 수업 '단어와 요가' 출석도 시작했네요. 7시 넘어 시작하는 요가 수련이라 마치고 식사를 하기에는 부담스러운데, 날마다 귀여운 밤참을 갖고 와요. 매트 위에 다 같이 둘러 앉아 더부룩하지 않을 정도로 간단히 밤참을 챙겨 먹습니다 감자, 떡, 과일, 요거트, 차 등을 즐깁니다. 월요일 밤이 기다려지는 이유예요.



여기서 잠깐, 제 기준 6월의 1등 맛 하나 소개하고 갈게요. 바로 '퍼햅스 투데이' 입니다. 한강진 역 근처에 있는 브런치 가게인데요. 쫄깃한 쌀 포카치아, 익숙한 듯 다른 맛을 내는 구운 채소들, 무엇보다 간도 완벽했고 거친 식감에 씹는 맛이 살아있는 후무스도 정말 훌륭했습니다. 몇 장의 사진들만 쭉 나열했을 뿐인데, 요즘 뭐 먹고 살았나 볼 수 있어 좋네요. 저는 정체가 무엇인지 보이는 음식이 좋아요. 앙념에 뒤덮힌 것보다 '이건 뭐구나!' 바로 알 수 있는 요리들 말이에요. 이번 주말에는 냉장고에 있는 버섯들로 뭘 만들어 볼까요?



6월의 2등 맛 : 샐러드셀러 에그랩



6월의 3등 맛 : 밋보어 사워도우 팬케이크




아, 이건 제 여름 별미 음료입니다. 좋아하는 티를 냉침하고, 얼린 블루베리를 넣어요. 그리고 꿀을 넣습니다. 얼려 있던 블루베리가 얼음 역할을 해서 시원해요. 살짝 녹으면 있는 그대로 입에 쏙 넣어 줍니다. 언제든 리프레시가 필요할 때 얼린 블루베리가 있으면 도움 되실 거예요. 그나저나 먹기만 한 건 아닌데 유독 먹은 것들 사진만 왜 이리 많을까요. 아무래도 휴식과 음식의 상관관계가 큰 것 같습니다.



사실 집에 머문 시간이 얼마 없었던 6월이에요. 하루도 집에서 안 나간 날이 없다니... 특히 밝은 시간에 집에 머무는 건 정말 드문 일이기에, 주말에 잠시라도 집에 있는 시간이 너무 소중했어요. 'The Soga'의 '해운대 모닝'이라는 티를 마셨는데 바닐라, 얼그레이 풍미의 티가 몸에 긴장을 풀고 편안하게 만들어 주더라고요. 일영모에도 소개한, 전 세계 곳곳의 공원을 1분 동안 랜덤하게 볼 수 있는 사이트(https://oneminutepark.tv)에 들어가 간접 휴식도 즐겼어요.



이제 막바지입니다. 포스트비전에서 손을 꼼지락꼼지락 움직이며 '귀여운 비즈 목걸이 만들기' 수업에 참여한 시간도 빼놓을 수 없어요. 라운드베리즈 선생님의 지도로, 오랜만에 컴퓨터 자판이 아닌 비즈 구슬 꿰는 데 손끝을 바쁘게 움직인 시간이었습니다. 여럿이 모여 머리를 맡대고 비즈를 꿰는 모습이 얼마나 귀엽던지! 아, 이렇게 귀여운 프로비전 새도 만들어 주셨어요... 프로비전에 오시면 보실 수 있어요. 🕊️



마지막은, 도로 위에서 만난 석양과 해님으로 마무리할게요. 운전을 시작한 뒤 좌충우돌 사고도 많았지만, 도로 위에서 만나는 새로운 풍경들을 볼 때마다 벅차기도 해요.

6월 한 달, '넉넉히 휴식하기'를 목표로 했는데요. 이렇게 돌아보니 분주했던 가운데 아름다운 휴식의 시간이 적지 않았던 것 같아 감사합니다. 모닝 오너분들은 어떻게 휴식하고 계신가요? 


Written & Photographed by Jin

Edited by Doy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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