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닝 오너의 메일함에 Achim 뉴스레터 ‘일요영감모음집(이하 일영모)’이 있다면, Achim 저널에는 ‘월간영감모음집(이하 월영모)’이 있습니다. 월영모에선 Achim을 함께 만드는 파트너 멤버들이 한 달씩 돌아가며 자신에게 ‘이달의 영감‘이 되어 준 조각들을 나눕니다. 소소한 일상부터 Achim을 만드는 동안의 우당탕탕 좌충우돌 시행착오까지, Achim 사람들의 TMI가 본격 대방출됩니다.
이번 월영모는 달리기와 함께 가을의 기쁨을 차곡차곡 쌓아올린 해린의 10월을 전합니다.
🍊Haerin's October Keywords
달리기, 마라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Achim 프로비전, 물건의 집, 편지 쓰기 봉사, 온기 우편함
and...
모닝 오너 여러분, 안녕하세요. Achim 파트너 멤버 해린입니다. 저는 Achim에서 엠디터(MDitor)로 일하고 있어요. Achim 마트의 상품 관련 일들을 하지요. 파트너 브랜드 정산부터 콜라보 굿즈 제작까지 하는 일도 다양하답니다.
지난 월영모 작성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해의 끝 어귀에 와 있네요. 이번 월영모에서는 10월 한 달 동안 제게 있었던 일들, 그리고 그 안에서 느낀 것들을 나눠 보려고 해요.
뜨거웠던 여름, 저는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니까 현 시점 4개월 차 러너인 셈인데요. 10월은 제게 달리기에 대한 열정이 넘실넘실 넘쳤던 한 달이기도 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첫 10km 마라톤으로 10월을 시작했습니다. 난생처음 출전한 마라톤이었는데요. 평소에 연습했다 하더라도 막상 대회 날이 되니 많이 떨리더라고요. 같이 뛰었던 친구가 출발 직전 제 얼굴이 사색이었다며 나중에 이야길 전해 줬어요. 잘 해낼 수 있을지 긴장감도 컸지만,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에 입문하는 설렘도 컸습니다. 심박수가 실제로 빠르게 많이 올랐는데요. 그래도 생각보다는 이른 시간 내에 결승선을 통과했어요. 결승선이 눈앞에 보였을 때의 그 기분은 오래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날 행사 개회식에서인지 “마라톤은 끝내기만 한다면 모두가 메달을 목에 걸 수 있는 스포츠”라고 스치듯 들었던 말이 지금까지도 마음에 남아 있어요.
경쟁 없이 나대로 하더라도 메달을 걸 수 있는 스포츠. 정말 매력적인 것 같아요.

그런데 너무 무리한 탓일까요? 마라톤 다음 날, 콧물이 나기 시작하더니 호된 감기에 걸려 버렸습니다. 약속을 모두 취소하고 집에서 쉬며 지브리의 최근작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보았어요. 달리기를 하며 좋은 것 중 하나는 거듭할수록 마음이 낮아진다는 것입니다. 내 앞을 휘휘 앞서가는 다른 러너들을 볼 때, 조금만 무리했다 싶으면 몸이 신호를 보낼 때, 앞서가는 마음을 꺾고 내 위치와 수준을 점검할 수 있어요. 열정과 열의도 물론 좋지만 달리기에 있어서는 가능한 한 천천히 성장하고 싶습니다.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나아가는 즐거움을 오래 누리고 싶거든요.



Achim 프로비전에서 ‘물건의 집’ 플리마켓이 열리던 날, 공간을 방문했지요. 모인 분들의 웃음 섞인 대화 소리, 계절만큼 무르익은 이곳의 분위기, 가을 제철 플레이트, 달큰한 홍시 스무디는 최고의 페어링이었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이번 달 프로비전에 큰 변화가 있지요. 함께 공간을 꾸리던 마다밀 팀은 용산구에 새 둥지를 틀고 Achim 팀은 프로비전 시즌2를 준비하고 있어요. 새 시즌도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뛰고 또 뛰었습니다. 다음 러닝 아이템으로는 모자를 사고 싶어요. 지금은 항상 같은 모자를 쓰고 뛰고 있거든요.


함께 모여 뛰는 즐거움도 있었습니다. 회사 출근 전, 좋아하는 친구들과 공원을 달리며 시간을 보냈어요. 격주로 만나 달렸는데, 시간이 갈수록 친구들과 발 맞추기 쉽고 뛰면서 대화하기도 편해져 뿌듯했어요. Achim에서도 종종 달리기 밋업을 진행하는데, 기회가 된다면 꼭 참여해 보고 싶습니다.


달리다가 잠시 쉬어 갈 때 찍어둔 사진들이에요. 10월 말 즈음이 되니 날이 선선해 언제 나와 뛰어도 좋더라고요. 해가 지고서야 달리기를 시작했던 여름과 달리, 가을엔 아침과 낮에 뛰어 보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그래도 밤에 달리던 습관 때문인지 저는 밤에 더 잘 뛰어지는 것 같아요! (ㅠㅠ 눈물)

‘편지 쓰기 봉사’가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10월의 마지막 날,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하는 편지 쓰기 활동에 참여했어요. 찾아보니 상시로 참여할 수 있는 '온기 우편함'이라는 곳이 있네요. 도움이 필요한 친구들에게 선물과 함께 고민에 대한 답장 편지를 보냈어요. 제 옆에 앉은 분께는 이런 고민이 도착했더라고요. “아침에 일어나기가 너무 힘들어요. 잘 일어나는 방법이 있을까요?” 10대 친구라면 이것 참 고민이겠다 싶었습니다. 제가 그 고민에 직접 답장을 보내지는 않았지만 만약 답장을 보냈다면, 아침에만 만날 수 있는 순간을 좋아해 보라고 했을 거예요. 아침 바람에 나뭇잎이 천천히 흔들리는, 따끈한 식빵 한 조각을 베어 무는, 빨랫대에서 가져온 바삭한 셔츠를 곧장 입는, 코로 가을 냄새를 한껏 들이마시는 이런 순간들 말이죠. 이 글을 읽는 분들 모두 알 만한 순간이라고 생각됩니다. 여러분들은 아침의 어떤 순간을 좋아하세요? 만약 여러분이라면 저 고민에 어떤 답장을 보내실 건가요?
제 10월 일상은 여기까지 입니다. 돌아보니 몸도 마음도 충만한 시간이었네요. 쓴 글을 쭈욱 읽어 보니 계절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뛰며 즐긴 것 같아서 스스로를 칭찬해 주고 싶습니다. 10월은 지났지만 가을은 아직 가지 않았어요. 짧아서 더 귀한 이 계절, 남은 날도 아쉬움 없이 달릴 거예요!
Written & Photographed by Haer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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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경환의 8월 월영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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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오너의 메일함에 Achim 뉴스레터 ‘일요영감모음집(이하 일영모)’이 있다면, Achim 저널에는 ‘월간영감모음집(이하 월영모)’이 있습니다. 월영모에선 Achim을 함께 만드는 파트너 멤버들이 한 달씩 돌아가며 자신에게 ‘이달의 영감‘이 되어 준 조각들을 나눕니다. 소소한 일상부터 Achim을 만드는 동안의 우당탕탕 좌충우돌 시행착오까지, Achim 사람들의 TMI가 본격 대방출됩니다.
이번 월영모는 달리기와 함께 가을의 기쁨을 차곡차곡 쌓아올린 해린의 10월을 전합니다.
🍊Haerin's October Keywords
달리기, 마라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Achim 프로비전, 물건의 집, 편지 쓰기 봉사, 온기 우편함
and...
모닝 오너 여러분, 안녕하세요. Achim 파트너 멤버 해린입니다. 저는 Achim에서 엠디터(MDitor)로 일하고 있어요. Achim 마트의 상품 관련 일들을 하지요. 파트너 브랜드 정산부터 콜라보 굿즈 제작까지 하는 일도 다양하답니다.
지난 월영모 작성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해의 끝 어귀에 와 있네요. 이번 월영모에서는 10월 한 달 동안 제게 있었던 일들, 그리고 그 안에서 느낀 것들을 나눠 보려고 해요.
뜨거웠던 여름, 저는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니까 현 시점 4개월 차 러너인 셈인데요. 10월은 제게 달리기에 대한 열정이 넘실넘실 넘쳤던 한 달이기도 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첫 10km 마라톤으로 10월을 시작했습니다. 난생처음 출전한 마라톤이었는데요. 평소에 연습했다 하더라도 막상 대회 날이 되니 많이 떨리더라고요. 같이 뛰었던 친구가 출발 직전 제 얼굴이 사색이었다며 나중에 이야길 전해 줬어요. 잘 해낼 수 있을지 긴장감도 컸지만,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에 입문하는 설렘도 컸습니다. 심박수가 실제로 빠르게 많이 올랐는데요. 그래도 생각보다는 이른 시간 내에 결승선을 통과했어요. 결승선이 눈앞에 보였을 때의 그 기분은 오래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날 행사 개회식에서인지 “마라톤은 끝내기만 한다면 모두가 메달을 목에 걸 수 있는 스포츠”라고 스치듯 들었던 말이 지금까지도 마음에 남아 있어요.
경쟁 없이 나대로 하더라도 메달을 걸 수 있는 스포츠. 정말 매력적인 것 같아요.
그런데 너무 무리한 탓일까요? 마라톤 다음 날, 콧물이 나기 시작하더니 호된 감기에 걸려 버렸습니다. 약속을 모두 취소하고 집에서 쉬며 지브리의 최근작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보았어요. 달리기를 하며 좋은 것 중 하나는 거듭할수록 마음이 낮아진다는 것입니다. 내 앞을 휘휘 앞서가는 다른 러너들을 볼 때, 조금만 무리했다 싶으면 몸이 신호를 보낼 때, 앞서가는 마음을 꺾고 내 위치와 수준을 점검할 수 있어요. 열정과 열의도 물론 좋지만 달리기에 있어서는 가능한 한 천천히 성장하고 싶습니다.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나아가는 즐거움을 오래 누리고 싶거든요.
Achim 프로비전에서 ‘물건의 집’ 플리마켓이 열리던 날, 공간을 방문했지요. 모인 분들의 웃음 섞인 대화 소리, 계절만큼 무르익은 이곳의 분위기, 가을 제철 플레이트, 달큰한 홍시 스무디는 최고의 페어링이었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이번 달 프로비전에 큰 변화가 있지요. 함께 공간을 꾸리던 마다밀 팀은 용산구에 새 둥지를 틀고 Achim 팀은 프로비전 시즌2를 준비하고 있어요. 새 시즌도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뛰고 또 뛰었습니다. 다음 러닝 아이템으로는 모자를 사고 싶어요. 지금은 항상 같은 모자를 쓰고 뛰고 있거든요.
함께 모여 뛰는 즐거움도 있었습니다. 회사 출근 전, 좋아하는 친구들과 공원을 달리며 시간을 보냈어요. 격주로 만나 달렸는데, 시간이 갈수록 친구들과 발 맞추기 쉽고 뛰면서 대화하기도 편해져 뿌듯했어요. Achim에서도 종종 달리기 밋업을 진행하는데, 기회가 된다면 꼭 참여해 보고 싶습니다.
달리다가 잠시 쉬어 갈 때 찍어둔 사진들이에요. 10월 말 즈음이 되니 날이 선선해 언제 나와 뛰어도 좋더라고요. 해가 지고서야 달리기를 시작했던 여름과 달리, 가을엔 아침과 낮에 뛰어 보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그래도 밤에 달리던 습관 때문인지 저는 밤에 더 잘 뛰어지는 것 같아요! (ㅠㅠ 눈물)
‘편지 쓰기 봉사’가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10월의 마지막 날,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함께하는 편지 쓰기 활동에 참여했어요. 찾아보니 상시로 참여할 수 있는 '온기 우편함'이라는 곳이 있네요. 도움이 필요한 친구들에게 선물과 함께 고민에 대한 답장 편지를 보냈어요. 제 옆에 앉은 분께는 이런 고민이 도착했더라고요. “아침에 일어나기가 너무 힘들어요. 잘 일어나는 방법이 있을까요?” 10대 친구라면 이것 참 고민이겠다 싶었습니다. 제가 그 고민에 직접 답장을 보내지는 않았지만 만약 답장을 보냈다면, 아침에만 만날 수 있는 순간을 좋아해 보라고 했을 거예요. 아침 바람에 나뭇잎이 천천히 흔들리는, 따끈한 식빵 한 조각을 베어 무는, 빨랫대에서 가져온 바삭한 셔츠를 곧장 입는, 코로 가을 냄새를 한껏 들이마시는 이런 순간들 말이죠. 이 글을 읽는 분들 모두 알 만한 순간이라고 생각됩니다. 여러분들은 아침의 어떤 순간을 좋아하세요? 만약 여러분이라면 저 고민에 어떤 답장을 보내실 건가요?
제 10월 일상은 여기까지 입니다. 돌아보니 몸도 마음도 충만한 시간이었네요. 쓴 글을 쭈욱 읽어 보니 계절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뛰며 즐긴 것 같아서 스스로를 칭찬해 주고 싶습니다. 10월은 지났지만 가을은 아직 가지 않았어요. 짧아서 더 귀한 이 계절, 남은 날도 아쉬움 없이 달릴 거예요!
Written & Photographed by Haer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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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자 대환의 9월 월영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