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EFUL]Honestly, Actively, Wit-ly, Oat-ly!

2023-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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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저거!" 패키지를 보면 반기는 이들만큼 여전히 모르는 사람도 많다. '오틀리(Oatly)’가 1993년 스웨덴에서 시작된 20년 차 브랜드라는 것을. 귀리 우유의 가치를 알리겠다는 초심이 지금까지 변함없이 이어져 온 것을. 이외에도 이 브랜드에 관해 들려주고픈 이야기가 수두룩하지만, 전부 다 말하자면 내일 아침까지도 모자랄 것 같아 핵심 키워드 세 가지를 바탕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어쩐지 Achim의 키워드라 해도 무방해 보인다.





최대한 구체적인 텍스트로 패키지와 광고를 채우는 오틀리 


1.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Honestly)

오틀리를 대표하는 키워드를 꼽자면 단연 ‘솔직함’이라 할 수 있다. 자사를 어필하는 데 이들은 망설이거나 에두르는 법이 없으니 말이다. 

정제된 언어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보통의 브랜드와 달리, 오틀리는 참으로 말이 많다. 패키지에 제품이 얼마나 좋은지를 줄줄이 늘어놓고, 옥외 광고에 “우리 것 좀 마셔 봐 주라!” 하고 대놓고 호소하거나 “어때, 마셔 보고 싶지?” 하며 추근대기도 한다.

이상하다. 밉상처럼 보일 법도 한데, 끌린다. 멋스러워 보이는 포장이나 쥐어 짜낸 듯한 은유 대신 하고 싶은 말 다하는 것. 보여 주고 싶은 것만 보여 주려 애쓰는 세상에서 도무지 감출 줄을 모르는 것. 그 뻔뻔하고도 오만한 태도가 오틀리를 경험하고 싶게 만드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 아닐까.

오틀리는 목소리를 낼 때도 서슴없다. 낙농업계를 비하했다며 스웨덴 낙농협회가 허무맹랑한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을 때는 그 내용을 온라인에 모두 공개하고 광고에도 실었다. 지난 2월부터는 음료 브랜드로서 이례적으로 상품의 킬로그램 당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을 표기하는 ‘기후 발자국’ 라벨을 상품에 기입하기 시작했다(1리터 유제품 우유의 온실가스 발자국이 3.15kg인데 반해 귀리 우유의 경우 0.9kg에 불과하다). 잘못된 건 뭐가 잘못된 건지, 잘하고 있는 건 어떤 건지 굳이 굳이 짚고 넘어간다. 자꾸만 그들에게, 그들의 TMI에 주목하게 되는 이유다.





2. 원한다면, 적극적으로(Actively)

괜찮다고 소문난 카페에 방문하면 틀림없이 마주친다. 오틀리의 라떼용 귀리 우유인 ‘바리스타 에디션’ 말이다. 오틀리가 유명해지고 비건 제품에 대한 수요와 필요가 급증하면서 나타난 자연스러운 변화라 생각한다면 오산. 그 발단에는 오틀리의 치밀하고 치열한 노력이 숨어 있었다. 

2016년 미국 시장에 진출한 오틀리는 차별화된 전략을 세웠다. 식물성 우유 시장만 바라보지 않고 커피 시장으로까지 시야를 넓힌 것. 오틀리는 귀리 우유를 찾는 카페 소비자들은 점점 늘어나는 반면, 아직 귀리 우유가 동물성 우유만큼 커피와 어울리지 못한다는 한계점을 발견했다. 그들은 맛과 식감 측면에서 라떼와 찰떡인 귀리 우유를 개발한다면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으리라 믿었다. 그렇게 바리스타 에디션이 탄생했다.

이후 오틀리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대신 내로라하는 바리스타들을 죄다 만나 그들에게 바리스타 에디션을 건넸다. 그들로부터 인정받기만 하면 소비자들은 자연히 따라올 것이었다. 결과는 대성공. 마침내 우유를 완벽히 대체할 귀리 우유가 나타났다며 미국 카페씬이 뒤집어졌다.


바리스타 에디션 출시 후 선보인 옥외 광고. 아래 광고의 경우 바리스타들을 향한 오틀리의 깨알 같은 호소가 담겨 있다.


‘인텔리젠시아’나 ‘라콜롬브’와 같은 유명 스페셜티 카페와도 제휴를 맺으며 저변을 넓힌 오틀리는 2020년부터 세계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와 손잡고 미 전역에 비건 라떼의 진가를 전하고 있다.

오틀리는 귀리 우유의 가치를 어디에까지 알릴 작정일까? 한국의 카페 씬까지 장악해 버렸으니, 다음은 홈 카페를 접수할 차례인가? 천천히 내린 드립 커피 한 잔에 바리스타 에디션을 대충 붓고 휘휘 저어 마시니, 웬걸. 연희동 어느 카페 라떼 안 부럽다. 홈 카페 접수까지, 남은 건 시간 문제일지도.





3. 뭘 하든, 위트 있게(Wit-ly)

아무리 휘황찬란한 언변으로 적극적으로 들이댄다 한들 재미가 없다면 사람도 브랜드도 무매력 그 자체. 오틀리에게 위트란 '괜찮은 브랜드'를 ‘유일무이한 브랜드’로 격상시키는 결정적 한 방이자 브랜드의 핵심이다. 백문이 불여일견. 이들의 위트가 가감없이 담긴 컨텐츠 세 가지를 소개한다. 피식, 하고 웃음이 새어 나온다면 당신은 이미 오틀리의 매력에 빠진 것.


<Super Bowl LV (55) Commercial: Oatly - Wow No Cow (2021)>

여기 귀리 밭에 한 남자가 있다. 남자는 다름 아닌 오틀리의 CEO 토니 패터슨. 그는 30초짜리 영상 동안 경쾌한 피아노 반주에 맞춰 (고성방가에 가까운) 노래를 한다. 가사는 대충 이렇다.  “It’s Like Milk~ But Made For Humans~ Wow, No Cow~ No No No!” 뭔 영상이 이 모냥인가 싶겠지만 놀랍게도 집행비만 60억 원이 투입된 ‘슈퍼볼’ 중간 광고라는 것. 한번 들으면 멜로디부터 가사까지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것이 이 광고의 위력이다. 누가누가 더 엄청난 자본과 기술과 창의력으로 광고를 만드나 대결을 펼치는 슈퍼볼 광고 전쟁에서 그해의 승자는 단연 오틀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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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atly in Otley (2022)>

오틀리는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기발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인다. 그중 제목부터 유쾌한 이 영상.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농촌 축제인 ‘오틀리(Otley)’쇼에 ‘오틀리(Oatly)’를 들고 간 오틀리 팀은 난항을 겪는다. 오틀리(Oatly)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시민에게 묻자 오틀리(Otley)는 매우 좋은 곳이라는 예상치 못한 답을 듣고, 오틀리(Otley)만 알지 오틀리(Oatly)따위 관심 없다며 냉대받기도 한다. 그럼에도 영상 마지막에 등장하는 할머니의 한마디에 오틀리 팀은 이날의 수모를 모두 잊었을 것. “A Beautiful Drink in A Beautiful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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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m by Oatly>

오틀리는 뉴스레터도 운영 중이다. 이름부터 오틀리스럽다. ’Spam by Oatly’라니! 메일은 매달 1회 발송되며, 오틀리의 제품 광고를 비롯해 환경과 비거니즘 등에 관한 다양한 소식을 90년대 카툰 스타일의 키치한 일러스트에 버무려 보낸다. 뉴스레터를 신청하면 CEO 토니로부터 메일이 한 통 도착하는데, 내용이 골때린다. “이번 달 레터는 이미 보낸 지 오랜데, 네가 원하면 한 통 보내 줄게~” 그 아래 수락 버튼 문구도 기가 막혀서 원. “Count Me In(껴 주세요)”이라니! 별 관심없던 사람도 순식간에 매달리고 싶게 만드는 이 마력, 정말이지 짜증나게 탐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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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Doyeon

*첫 사진을 제외한 본 저널 속 모든 이미지의 출처는 

Oatly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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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틀리 식물성 귀리 음료 바리스타 에디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