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 20일 토요일, 아침 프로비전에서 ‘Thai in Achim’ 팝업이 진행됩니다.
아시안 퀴진 ‘효뜨’의 헤드셰프 원근 님과 아침 프로비전의 셰프 아키 님이 태국식 아침 식사를 새롭게 해석해 선보입니다. 태국 요리를 향한 두 셰프의 오랜 애정과 깊은 노하우가 담긴 5가지 특별한 메뉴를 이날 단 하루만 맛보실 수 있죠.
여기에 태국 현지 매트를 비롯해 감각적인 패브릭 소품을 소개하는 라이프프랙티스프로젝트, 태국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천연 텍스타일 작업을 이어가는 ‘여행하는 공예가’ 모모 님의 제품들도 함께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태국 음식과 문화를 사랑하는 부부 셰프, 원근 님과 아키 님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20일 토요일, 두 분이 전하는 태국의 맛을 즐겨 보세요!



Interview with
Wongeun & Aki
“여름 가기 전에 태국 음식을 선보이는 자리를 만들면 좋을 것 같아요!”라는 아키 님의 아이디어에서 이번 ‘Thai in Achim’ 팝업이 시작됐죠. 어떻게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되셨어요?
아키(이하 A) : 아침 프로비전에 합류하고 나서 늘 머릿속에 즐거운 상상들이 가득 차오르는데요. 지난 달 제가 진행한 ‘스탭밀 팝업’ 준비를 마무리할 때쯤 되니 다음을 상상하게 되더라고요. ‘스탭밀 팝업이 가을을 맞이하는 행사이긴 했다만, 여름도 그냥 보내긴 아쉬운데?’ 싶으면서 자연스럽게 태국 음식들이 떠올랐어요. 생각해 보니 가장 가까운 곳에 제 상상을 구현할 너무나 완벽한 적임자가 있지 뭐예요! 바로 남편에게 제안했죠.
아키 님의 제안을 들었을 때 원근 님은 어떠셨어요?
원근 (이하 W) : 지금까지는 다른 팝업이나 요리를 개인적으로나 회사 내에서만 했는데, 아내와 함께 팝업을 한다고 생각하니 설렜어요. 같이 주방에서 요리할 생각에 기대되더라고요.
원근 님은 어떻게 태국 음식에 관심을 갖게 됐나요?
W : 스물네 살 때 휴학하고 1년 정도 중식당에서 일한 돈으로 해외 배낭 여행을 떠났어요. 그때 태국 북부 지방에 들렀는데, 그곳의 매력에 빠져 일정을 변경하고 거기서만 8개월 정도 지냈어요. 그곳의 음식이나 로컬 식자재에 매료됐던 것 같아요. 그 기억을 안고 한국으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태국 요리를 시작하게 됐죠.
원근 님에게 태국이 어떤 나라일지 궁금해요.
W : 태국 이야기가 나오면 한참을 말하게 돼요. 태국만의 매력이 담긴 음식과 문화를 전부 소개하고 싶어지거든요. 그만큼 제가 사랑하는 나라이다 보니 그곳의 요리로 감동을 전하고 싶은 게 아닐까 싶어요. 태국에서 여행할 때 로컬 시장 안에 있는 국수집이나 태국식 백반집이라 할 수 있는 ‘카오랏깽’ 집에서 아침을 자주 먹곤 했어요. 태국 시장 음식만의 정겹고 포근한 맛이 좋더라고요. 또 최근에는 신혼 여행으로 치앙마이에 갔는데요. 아내는 빵을 좋아하고 저는 밥을 좋아해 가끔 메뉴를 선택할 때 의견이 갈리곤 하는데, 거기선 그럴 일이 없었어요. 브런치와 덮밥류를 같이 판매하는 곳이 많거든요.
아키 님에게 태국은 어떤 나라인가요? 그곳에서의 잊지 못할 추억이 있다면요?
A : 스무 살에 처음 방콕을 방문한 뒤 가족 여행으로 두어 번 더 갔었어요. 사실 그때는 덥고 습한 날씨가 힘들기도 했고, 음식도 입에 잘 안 맞았어요. 그러다 신혼 여행으로 치앙마이에 갔을 때 정말 사랑에 빠졌죠. 온화하고 정 많은 사람들, 자연으로 둘러싸인 낭만적인 도시, 너무 맛있는 음식들⋯. 아침에 일어나면 한국에선 들어본 적 없는 새소리가 들려와요. 걷다 보면 길바닥에 너무 예쁜 플루메리아꽃이 한가득 떨어져 있고요. 주말 아침 7시에 조용한 숲속 한가운데서 플리마켓이 열리곤 하는데, 그곳에서 줄 서서 빵을 사 먹은 ‘나나정글베이커리’라는 빵집이 생각나요. 빵 맛은 정말 투박하지만 그런대로 매력적인 곳이었어요. 빵을 사면 커피를 공짜로 주셨는데, 숲속에서 맑은 공기와 함께 먹는 빵과 커피란⋯ 아, 다시 돌아가고 싶어요!


다음 주 토요일에 열릴 ‘Thai in Achim’ 팝업의 메뉴들을 소개해 주시겠어요?
A : ‘‘태국 음식’ 하면 생각나는 것들을 어떻게 색다르게 표현할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했어요. 저희가 치앙마이에서 느꼈던 안온하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음식을 통해 전달하고 싶었고요. 여기에 아침과 잘 어울리는 ‘타이 브런치’라는 컨셉을 더해 메인 디쉬 두 가지와 차가운 플레이트 두 가지, 달콤한 타이 디저트까지 총 다섯 가지로 메뉴를 구성해 봤어요. 타이 커리를 좋아하는 남편이 만든 ‘마사만 커리와 구운 돼지고기’는 장 시간 수비드한 돼지 목살의 촉촉한 식감이 일품이고, 함께 제공되는 자스민 라이스를 버무려 먹으면 정말 최고예요. 제가 만든 ‘호라파 무쌉 갈레뜨’는 태국의 대표 음식 중 하나인 ‘카파오 무쌉’을 ‘갈레뜨’라는 프랑스식 크레페 안에 채워 치즈와 계란과 함께 구웠어요. 카파오 무쌉의 매콤달콤한 소스가 치즈, 계란과 만나니 궁합이 환상적이더라고요! 여기에 새콤달콤한 열대 과일로 만든 쏨탐에 풍미 좋은 부라타 치즈를 더한 ‘부라타 열대 과일 쏨탐’, ‘땀 마크아’라는 태국 음식을 다양한 채소와 함께 플레이팅한 ‘땀 마크아 베지 플레이트’, 태국의 매콤한 맛을 중화시켜 주는 달콤한 디저트 ‘타이 코코넛 커스터드와 토스트’까지. 아, 정말 저희가 만들었지만 하나같이 너무 맛있는 메뉴들이에요! 제발 다 드셔 봤으면 좋겠어요. (웃음)
W : 개인적으로 ‘땀 마크아 베지 플레이트’는 꼭 드셨으면 합니다. 땀 마크아는 제가 처음으로 아내에게 해 준 태국 요리인데, 이번엔 아내가 만들었거든요. 그때와 달라진 저희의 관계를 표현하는 메뉴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 너무 맛있어요. 눈여겨봐 주셨으면 합니다.
지난번 팝업을 위한 인터뷰에서 아키 님이 본인의 요리 가치관을 ‘정해진 틀 없이, 자유롭게’라고 설명해 주셨죠. 이번 팝업에 아키 님의 가치관이 어떻게 반영되었나요?
A : 태국 고유의 특색 있는 스파이스와 감칠맛을 살리되, 외국인의 시선에서 보는 태국 음식을 마음껏 그려 보자는 마인드로 임한 것 같아요. ‘호라파 무쌉 갈레뜨’로 예를 들면, 보통 쌀밥과 함께 먹는 카파오 무쌉이 왠지 치즈랑 달걀처럼 부드러운 풍미의 식재료와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자연스럽게 프랑스 음식이 떠올랐고, 그렇게 크레페 위에 속재료를 올려 감싼 갈레뜨를 만들게 됐죠.
원근 님이 요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무엇인가요? 이번 팝업에 어떻게 반영이 되었는지 궁금해요.
W : 요리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강요하지 않는 것’입니다. 요리하는 사람이 자신의 생각에 지나치게 빠지면 너무 어려운 음식이 되는 것 같아요. 먹는 사람에게 맛있는 음식을 성실하게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팝업에서도 태국 고유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 최대한 많은 분들이 편하고 맛있게 드실수 있는 음식을 준비하려고 노력했어요.
지난 달 아키 님의 스탭밀 팝업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죠. 소감을 들려주시겠어요?
A : 정말 황홀했어요. 오래전부터 ‘내가 만든 음식들을 누군가에게 선보이는 날이 올까?’라는 생각을 고민 반, 설렘 반으로 안고 살았는데, 그날이 정말 찾아온 거예요! 제 블로그를 통해 방문해 주신 분, 인스타그램에 종종 올리는 요리를 보며 조용히 응원해 주신 분들, 지인부터 친구, 가족까지 다 같이 옹기종기 모여 제 요리를 드시면서 환하게 웃는 그 아름다운 순간이 팝업을 준비하느라 지쳤던 제 몸을 일으키고 활력을 주더라고요. 생각보다 플레이트가 너무 빨리 품절돼 못 드시고 돌아가신 분들께 정말 너무 죄송했어요. 이번엔 그런 일을 최소화하고자 정말 넉넉히 준비했답니다!
아키 님은 한 달도 안 돼 새로운 팝업을 준비하시고, 원근 님도 효뜨의 헤드셰프로서 바쁘게 지내시는 와중에 함께해 주셔서 더욱 감사한 마음입니다. 두 분이 계속 새로운 요리를 선보이거나 도전하는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W : 사실 혼자 있을 때나 일할 때나 머릿속에선 메뉴나 팝업 같은 걸 계속 생각하는 편이에요. ‘이거 재밌겠다, 저거 맛있겠다!’ 하면서요. 좋아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계속 생각이 나고 끊임없이 새로운 걸 하고 싶은 게 아닐까요?
A : “그대 무엇을 먹는지 말해 보라. 그러면 나는 그대가 누군지 말해 보겠다.”라는 프랑스 미식가 앙텔름 브리야사바랭의 말을 좋아해요. 먹는 행위 자체가 곧 그 사람의 가치관이나 라이프스타일과 이어진다는 뜻인데, 요리를 업으로 한다는 건 곧 내 요리를 소비하는 사람들의 삶에 어느 정도 관여한다는 거잖아요. 얼마나 멋져요! 그러니 늘 새롭고 훌륭한 요리를 만들어 내려 노력할 수밖에요. 제가 사랑하는 일로 사람들의 일상을 더 가치 있게 만들어 주고 싶어요.

키친 안팎에서 아키 님은 원근 님에게, 원근 님은 아키 님에게 어떤 파트너인가요?
W : 일을 하러 일찍 나가는 저를 위해 아침엔 항상 힘을 북돋워 주고, 저녁에 늦게 돌아오면 맛있는 저녁상으로 위로해 주는 아내예요. 제게 가장 큰 힘이 되는 고마운 존재죠. 아내가 집에서 정성을 다해 요리하는 걸 보면서 영감을 받을 때가 많아요. 자유롭고 감성적으로 요리에 접근하는 아내의 방식이 정말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저희가 같은 직업을 삼은 만큼 “언젠가 우리가 같이 일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말을 서로 가끔 했는데, 그날이 이렇게 일찍 찾아올 줄 몰랐어요. 팝업을 준비하면서 하나의 작업물을 함께 만들어 내는 과정의 행복감은 혼자 만들 때보다 훨씬 크다는 걸 알게 됐어요. 결혼 준비를 해 나갔을 때처럼요. 앞으로도 키친 안팎에서 두 배로 행복할 저희에게 이번 팝업은 의미가 남다른 것 같습니다.
A : 제 남편 원근은 순둥순둥한 골든리트리버 같은 사람이에요. 정말 착하고 다정하고 항상 저를 먼저 생각해 주죠. 남편과 함께 한 공간에서 요리하는 꿈꾸던 순간이 막상 다가오니 이런저런 고민을 많이 했어요. 업을 기준으로 바라보면 남편은 정말 까마득한 대선배니까요. 걱정과 달리 남편은 든든하게 저를 이끌어 주고 제가 내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기꺼이 구현시켜 줬어요. 여러모로 남편의 역할이 정말 컸습니다. 이번 기회로 또 한 번 반하게 됐네요. (웃음)
두 분이 셰프로서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인가요?
W : 거창한 꿈이 있진 않아요. 매일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모습으로 요리를 통해 손님들에게 좋은 경험, 편안한 시간을 대접해 드리고 싶어요.
A : 사실 저는 제가 셰프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저 가장 자신 있는 일로 저를 표현하고 사람들에게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전하는 ‘굿 라이프 전도사’ 같은 사람이랄까요? (웃음) 앞으로의 꿈이라면 제가 만든 요리를 점점 더 많은 분에게 선물하는 거예요. ‘아키’라는 사람을 더 많은 분이 알아 주셨음 하고요. 그러려면 제 공간을 얼른 만들어야겠죠? 그런 날이 어서 오기를 손꼽아 기다립니다!
마지막으로 팝업에 오실 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려요!
A : 저와 남편이 사랑하는 태국의 모습을 상상하며 맛있는 음식들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무더운 여름과의 작별 인사 같은 선선한 가을 바람과 함께하는 Thai in Achim, 같이 즐겨 주세요!
W : 나들이 오시는 마음으로 편하게 들러 주세요. 태국의 맛을 준비하고 있겠습니다!

Edited by Doyeon
Thai in Achim 🌞🇹🇭
일시 : 9월 20일 토요일 오전 8시 ~ 오후 3시
(준비 수량 소진 시 조기 마감, 셀러 판매는 9시 시작)
장소 : 아침 프로비전
(서울시 용산구 두텁바위로 79-4)
🕊️ 당일 팝업에선 아침 프로비전의 브런치 메뉴는 판매하지 않습니다.
🌅 Achim 멤버십에 가입한 모닝 오너 분들은
7% 할인된 가격으로 메뉴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Achim 멤버십 가입하기
9월 20일 토요일, 아침 프로비전에서 ‘Thai in Achim’ 팝업이 진행됩니다.
아시안 퀴진 ‘효뜨’의 헤드셰프 원근 님과 아침 프로비전의 셰프 아키 님이 태국식 아침 식사를 새롭게 해석해 선보입니다. 태국 요리를 향한 두 셰프의 오랜 애정과 깊은 노하우가 담긴 5가지 특별한 메뉴를 이날 단 하루만 맛보실 수 있죠.
여기에 태국 현지 매트를 비롯해 감각적인 패브릭 소품을 소개하는 라이프프랙티스프로젝트, 태국에서 얻은 영감을 바탕으로 천연 텍스타일 작업을 이어가는 ‘여행하는 공예가’ 모모 님의 제품들도 함께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태국 음식과 문화를 사랑하는 부부 셰프, 원근 님과 아키 님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20일 토요일, 두 분이 전하는 태국의 맛을 즐겨 보세요!
Interview with
Wongeun & Aki
“여름 가기 전에 태국 음식을 선보이는 자리를 만들면 좋을 것 같아요!”라는 아키 님의 아이디어에서 이번 ‘Thai in Achim’ 팝업이 시작됐죠. 어떻게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되셨어요?
아키(이하 A) : 아침 프로비전에 합류하고 나서 늘 머릿속에 즐거운 상상들이 가득 차오르는데요. 지난 달 제가 진행한 ‘스탭밀 팝업’ 준비를 마무리할 때쯤 되니 다음을 상상하게 되더라고요. ‘스탭밀 팝업이 가을을 맞이하는 행사이긴 했다만, 여름도 그냥 보내긴 아쉬운데?’ 싶으면서 자연스럽게 태국 음식들이 떠올랐어요. 생각해 보니 가장 가까운 곳에 제 상상을 구현할 너무나 완벽한 적임자가 있지 뭐예요! 바로 남편에게 제안했죠.
아키 님의 제안을 들었을 때 원근 님은 어떠셨어요?
원근 (이하 W) : 지금까지는 다른 팝업이나 요리를 개인적으로나 회사 내에서만 했는데, 아내와 함께 팝업을 한다고 생각하니 설렜어요. 같이 주방에서 요리할 생각에 기대되더라고요.
원근 님은 어떻게 태국 음식에 관심을 갖게 됐나요?
W : 스물네 살 때 휴학하고 1년 정도 중식당에서 일한 돈으로 해외 배낭 여행을 떠났어요. 그때 태국 북부 지방에 들렀는데, 그곳의 매력에 빠져 일정을 변경하고 거기서만 8개월 정도 지냈어요. 그곳의 음식이나 로컬 식자재에 매료됐던 것 같아요. 그 기억을 안고 한국으로 돌아와 본격적으로 태국 요리를 시작하게 됐죠.
원근 님에게 태국이 어떤 나라일지 궁금해요.
W : 태국 이야기가 나오면 한참을 말하게 돼요. 태국만의 매력이 담긴 음식과 문화를 전부 소개하고 싶어지거든요. 그만큼 제가 사랑하는 나라이다 보니 그곳의 요리로 감동을 전하고 싶은 게 아닐까 싶어요. 태국에서 여행할 때 로컬 시장 안에 있는 국수집이나 태국식 백반집이라 할 수 있는 ‘카오랏깽’ 집에서 아침을 자주 먹곤 했어요. 태국 시장 음식만의 정겹고 포근한 맛이 좋더라고요. 또 최근에는 신혼 여행으로 치앙마이에 갔는데요. 아내는 빵을 좋아하고 저는 밥을 좋아해 가끔 메뉴를 선택할 때 의견이 갈리곤 하는데, 거기선 그럴 일이 없었어요. 브런치와 덮밥류를 같이 판매하는 곳이 많거든요.
아키 님에게 태국은 어떤 나라인가요? 그곳에서의 잊지 못할 추억이 있다면요?
A : 스무 살에 처음 방콕을 방문한 뒤 가족 여행으로 두어 번 더 갔었어요. 사실 그때는 덥고 습한 날씨가 힘들기도 했고, 음식도 입에 잘 안 맞았어요. 그러다 신혼 여행으로 치앙마이에 갔을 때 정말 사랑에 빠졌죠. 온화하고 정 많은 사람들, 자연으로 둘러싸인 낭만적인 도시, 너무 맛있는 음식들⋯. 아침에 일어나면 한국에선 들어본 적 없는 새소리가 들려와요. 걷다 보면 길바닥에 너무 예쁜 플루메리아꽃이 한가득 떨어져 있고요. 주말 아침 7시에 조용한 숲속 한가운데서 플리마켓이 열리곤 하는데, 그곳에서 줄 서서 빵을 사 먹은 ‘나나정글베이커리’라는 빵집이 생각나요. 빵 맛은 정말 투박하지만 그런대로 매력적인 곳이었어요. 빵을 사면 커피를 공짜로 주셨는데, 숲속에서 맑은 공기와 함께 먹는 빵과 커피란⋯ 아, 다시 돌아가고 싶어요!
다음 주 토요일에 열릴 ‘Thai in Achim’ 팝업의 메뉴들을 소개해 주시겠어요?
A : ‘‘태국 음식’ 하면 생각나는 것들을 어떻게 색다르게 표현할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했어요. 저희가 치앙마이에서 느꼈던 안온하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음식을 통해 전달하고 싶었고요. 여기에 아침과 잘 어울리는 ‘타이 브런치’라는 컨셉을 더해 메인 디쉬 두 가지와 차가운 플레이트 두 가지, 달콤한 타이 디저트까지 총 다섯 가지로 메뉴를 구성해 봤어요. 타이 커리를 좋아하는 남편이 만든 ‘마사만 커리와 구운 돼지고기’는 장 시간 수비드한 돼지 목살의 촉촉한 식감이 일품이고, 함께 제공되는 자스민 라이스를 버무려 먹으면 정말 최고예요. 제가 만든 ‘호라파 무쌉 갈레뜨’는 태국의 대표 음식 중 하나인 ‘카파오 무쌉’을 ‘갈레뜨’라는 프랑스식 크레페 안에 채워 치즈와 계란과 함께 구웠어요. 카파오 무쌉의 매콤달콤한 소스가 치즈, 계란과 만나니 궁합이 환상적이더라고요! 여기에 새콤달콤한 열대 과일로 만든 쏨탐에 풍미 좋은 부라타 치즈를 더한 ‘부라타 열대 과일 쏨탐’, ‘땀 마크아’라는 태국 음식을 다양한 채소와 함께 플레이팅한 ‘땀 마크아 베지 플레이트’, 태국의 매콤한 맛을 중화시켜 주는 달콤한 디저트 ‘타이 코코넛 커스터드와 토스트’까지. 아, 정말 저희가 만들었지만 하나같이 너무 맛있는 메뉴들이에요! 제발 다 드셔 봤으면 좋겠어요. (웃음)
W : 개인적으로 ‘땀 마크아 베지 플레이트’는 꼭 드셨으면 합니다. 땀 마크아는 제가 처음으로 아내에게 해 준 태국 요리인데, 이번엔 아내가 만들었거든요. 그때와 달라진 저희의 관계를 표현하는 메뉴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 너무 맛있어요. 눈여겨봐 주셨으면 합니다.
지난번 팝업을 위한 인터뷰에서 아키 님이 본인의 요리 가치관을 ‘정해진 틀 없이, 자유롭게’라고 설명해 주셨죠. 이번 팝업에 아키 님의 가치관이 어떻게 반영되었나요?
A : 태국 고유의 특색 있는 스파이스와 감칠맛을 살리되, 외국인의 시선에서 보는 태국 음식을 마음껏 그려 보자는 마인드로 임한 것 같아요. ‘호라파 무쌉 갈레뜨’로 예를 들면, 보통 쌀밥과 함께 먹는 카파오 무쌉이 왠지 치즈랑 달걀처럼 부드러운 풍미의 식재료와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자연스럽게 프랑스 음식이 떠올랐고, 그렇게 크레페 위에 속재료를 올려 감싼 갈레뜨를 만들게 됐죠.
원근 님이 요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무엇인가요? 이번 팝업에 어떻게 반영이 되었는지 궁금해요.
W : 요리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강요하지 않는 것’입니다. 요리하는 사람이 자신의 생각에 지나치게 빠지면 너무 어려운 음식이 되는 것 같아요. 먹는 사람에게 맛있는 음식을 성실하게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팝업에서도 태국 고유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 최대한 많은 분들이 편하고 맛있게 드실수 있는 음식을 준비하려고 노력했어요.
지난 달 아키 님의 스탭밀 팝업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죠. 소감을 들려주시겠어요?
A : 정말 황홀했어요. 오래전부터 ‘내가 만든 음식들을 누군가에게 선보이는 날이 올까?’라는 생각을 고민 반, 설렘 반으로 안고 살았는데, 그날이 정말 찾아온 거예요! 제 블로그를 통해 방문해 주신 분, 인스타그램에 종종 올리는 요리를 보며 조용히 응원해 주신 분들, 지인부터 친구, 가족까지 다 같이 옹기종기 모여 제 요리를 드시면서 환하게 웃는 그 아름다운 순간이 팝업을 준비하느라 지쳤던 제 몸을 일으키고 활력을 주더라고요. 생각보다 플레이트가 너무 빨리 품절돼 못 드시고 돌아가신 분들께 정말 너무 죄송했어요. 이번엔 그런 일을 최소화하고자 정말 넉넉히 준비했답니다!
아키 님은 한 달도 안 돼 새로운 팝업을 준비하시고, 원근 님도 효뜨의 헤드셰프로서 바쁘게 지내시는 와중에 함께해 주셔서 더욱 감사한 마음입니다. 두 분이 계속 새로운 요리를 선보이거나 도전하는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W : 사실 혼자 있을 때나 일할 때나 머릿속에선 메뉴나 팝업 같은 걸 계속 생각하는 편이에요. ‘이거 재밌겠다, 저거 맛있겠다!’ 하면서요. 좋아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계속 생각이 나고 끊임없이 새로운 걸 하고 싶은 게 아닐까요?
A : “그대 무엇을 먹는지 말해 보라. 그러면 나는 그대가 누군지 말해 보겠다.”라는 프랑스 미식가 앙텔름 브리야사바랭의 말을 좋아해요. 먹는 행위 자체가 곧 그 사람의 가치관이나 라이프스타일과 이어진다는 뜻인데, 요리를 업으로 한다는 건 곧 내 요리를 소비하는 사람들의 삶에 어느 정도 관여한다는 거잖아요. 얼마나 멋져요! 그러니 늘 새롭고 훌륭한 요리를 만들어 내려 노력할 수밖에요. 제가 사랑하는 일로 사람들의 일상을 더 가치 있게 만들어 주고 싶어요.
키친 안팎에서 아키 님은 원근 님에게, 원근 님은 아키 님에게 어떤 파트너인가요?
W : 일을 하러 일찍 나가는 저를 위해 아침엔 항상 힘을 북돋워 주고, 저녁에 늦게 돌아오면 맛있는 저녁상으로 위로해 주는 아내예요. 제게 가장 큰 힘이 되는 고마운 존재죠. 아내가 집에서 정성을 다해 요리하는 걸 보면서 영감을 받을 때가 많아요. 자유롭고 감성적으로 요리에 접근하는 아내의 방식이 정말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저희가 같은 직업을 삼은 만큼 “언젠가 우리가 같이 일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말을 서로 가끔 했는데, 그날이 이렇게 일찍 찾아올 줄 몰랐어요. 팝업을 준비하면서 하나의 작업물을 함께 만들어 내는 과정의 행복감은 혼자 만들 때보다 훨씬 크다는 걸 알게 됐어요. 결혼 준비를 해 나갔을 때처럼요. 앞으로도 키친 안팎에서 두 배로 행복할 저희에게 이번 팝업은 의미가 남다른 것 같습니다.
A : 제 남편 원근은 순둥순둥한 골든리트리버 같은 사람이에요. 정말 착하고 다정하고 항상 저를 먼저 생각해 주죠. 남편과 함께 한 공간에서 요리하는 꿈꾸던 순간이 막상 다가오니 이런저런 고민을 많이 했어요. 업을 기준으로 바라보면 남편은 정말 까마득한 대선배니까요. 걱정과 달리 남편은 든든하게 저를 이끌어 주고 제가 내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기꺼이 구현시켜 줬어요. 여러모로 남편의 역할이 정말 컸습니다. 이번 기회로 또 한 번 반하게 됐네요. (웃음)
두 분이 셰프로서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인가요?
W : 거창한 꿈이 있진 않아요. 매일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모습으로 요리를 통해 손님들에게 좋은 경험, 편안한 시간을 대접해 드리고 싶어요.
A : 사실 저는 제가 셰프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저 가장 자신 있는 일로 저를 표현하고 사람들에게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전하는 ‘굿 라이프 전도사’ 같은 사람이랄까요? (웃음) 앞으로의 꿈이라면 제가 만든 요리를 점점 더 많은 분에게 선물하는 거예요. ‘아키’라는 사람을 더 많은 분이 알아 주셨음 하고요. 그러려면 제 공간을 얼른 만들어야겠죠? 그런 날이 어서 오기를 손꼽아 기다립니다!
마지막으로 팝업에 오실 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려요!
A : 저와 남편이 사랑하는 태국의 모습을 상상하며 맛있는 음식들을 준비해 보았습니다. 무더운 여름과의 작별 인사 같은 선선한 가을 바람과 함께하는 Thai in Achim, 같이 즐겨 주세요!
W : 나들이 오시는 마음으로 편하게 들러 주세요. 태국의 맛을 준비하고 있겠습니다!
Edited by Doyeon
Thai in Achim 🌞🇹🇭
일시 : 9월 20일 토요일 오전 8시 ~ 오후 3시
(준비 수량 소진 시 조기 마감, 셀러 판매는 9시 시작)
장소 : 아침 프로비전
(서울시 용산구 두텁바위로 79-4)
🕊️ 당일 팝업에선 아침 프로비전의 브런치 메뉴는 판매하지 않습니다.
🌅 Achim 멤버십에 가입한 모닝 오너 분들은
7% 할인된 가격으로 메뉴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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