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unity]Article #50. Postcard From 2043

Achim Dawua
2023-10-11

아침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커뮤니티 ACC(Achim Community Center)에서는 모닝 오너의 아침과 일상을 건강하고 다채롭게 만들어 주는 프로그램이 진행됩니다. Morning Hurdling은 모닝 오너를 중심으로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작은 도전을 함께하는 활동입니다. 우리의 삶에는 하면 좋다는 걸 알지만 선뜻 행동하기 어려운 일이 있어요. 그것들을 Morning Hurdling을 통해 모닝 오너들과 따로 또 같이, 하기 싫은 마음과 핑계를 허들 넘듯 폴짝폴짝 넘어가며 서로 응원하고 용기를 돋궈줍니다. 

이 아티클은 첫번째 Morning Hurdling, ‘Monocle Translation’의 결과물로, <The Monocle Companion> 속 일부 컨텐츠를 모더레이터 희석 님과 모닝 오너 다섯 분이 함께 번역했습니다.




Article #50. Postcard From 2043 : 2043년으로부터 온 편지


상상 속 미래로부터의 편지를 통해, 2023년에 과연 옳고 그른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의 판단이 향후 20년간의 역사흐름을 어떻게 바꿀지 고민해보고자 합니다.


지금은 2043년이고, 지난 20년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영원한 건 절대 없다는 사실뿐입니다. 20년 전, 우린 세 강국들 사이에 끼어 3파전의 시대에 살았어요. 중국, 러시아, 그리고 미국. 그런데 이제 유럽과 남태평양에 있는 몇몇 미국의 동맹국들까지 곁들인 그런 3파전의 시대였죠. 오늘날, 그러니까 제가 있는 시간대인 2043년에는 훨씬 발전하고- 2023년인 지금은 단순히 상상에 그칠 수밖에 없는- 낙관적인 상황에서 이 편지를 쓰고 있는 것처럼, 그 3파전의 양상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놀라지 마세요 여러분. 모든 쇠퇴하고 몰락한 제국들은 그들의 영광이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고 믿었을 뿐이며,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들의 제국에 의해 보호받고 더욱 부유해질 것이라고 믿었지만, 그들이 쇠퇴하고 몰락하게 된 이유는 바로 그들이 제국을 위해 억압받거나 착취당했기 때문이죠.

그러나 돌이켜보면, 미국의 붕괴는 여러분에게 가장 놀랄 만한 상황일 겁니다. 하나의 깃발 아래 모인 이 가장 강력하고도 부유한 문명이, 가장 유명한 미국시민 중 한 명에 대한 신격화된 숭배에 의해 해체되었으니까요. 돌이켜보면, 도널드 트럼프 Donald Trump가 2024년에 대통령에 재선 된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긴 했지만, 그 둘 모두 전례 없는 사건은 아니었죠. 연속이 아닌 방식으로 두 번이나 대통령에 당선된 사람은 트럼프뿐만이 아니랍니다. 1892년도, 미국 제22대, 24대 대통령을 지낸 그로버 클리블랜드 Grover Cleveland 가 그랬죠. 또, 트럼프가 감옥에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첫 번째 사람도 아니랍니다 - 마찬가지로 백악관에서 감옥으로 향해야 했던 이도 그뿐만이 아니었죠. 1920년도에 유진 데브스 Eugene Debs는 1919년 애틀랜타 연방 교도소에 수감되었으나 1920년 옥중에서 사회당 후보로 출마했고, 전국적으로 거의 백만 표 정도를 얻었던 기록이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트럼프는 오히려 그보다 더 높은 표와 지지를 얻기는 했어요. 2023년, 트럼프가 맨해튼 부동산 투기꾼으로 살아온 시기동안에 저지른 여러 가지 사기 혐의들로 유죄판결을 받은 것이 결국 선거의 호재가 되었는데, ‘앙심에 찬 연방정부와 그 배후에 있는 사악한 비선실세들 Deep State의 박해’라는 스토리로 그의 선거 내러티브에 도움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가 샤완컹크에 위치한 교정시설의 오렌지색 수감복을 전달받은 뒤 면회장 유리창 뒤 전화기를 통해 뉴욕 공화당 후보 지명을 수락한 것은 예상대로 트럼프 지지자들을 자극했습니다. 결국 트럼프가 선거결과에 이의를 제기해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는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에 근거 없는 주장들이 되어버린 셈이죠. 대다수의 미국 유권자들은 활활 타오르는 중범죄자와 차분하고 유쾌하며 효율적인 관료 중 한 명을 선택해야 했으며, 피트 부티지지 PeteButtigieg가 아닌 트럼프에게 투표했으며, 트럼프에게 296 대 242로 선거에서의 승리를 안겨주게 되었죠.

백악관에서의 첫 임기 동안은 트럼프가 그 많은 돈으로 골프나 치고 TV에 대한 분노의 트윗을 업로드하면서 시간을 보내며 어느 정도 감옥에 있었던 시간을 보상받았습니다. 그의 두 번째 임기 기간에는 전보다는 덜 산만했는데, 그가 주로 가택에 감금되어 있었기 때문이죠- 트럼프 대통령은 주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그는 그 자신을 사면할 수 없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그는 모두가 예측가능했던 결과처럼, 실질적으로 국가를 통치하려는 시도를 그만두었죠.

델라웨어 주는 1787년 국가가 헌법을 승인한 최초이자 첫 번째 주였는데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감방 안을 서성이며 세 번째 임기를 위해 출마할 의사를 선언한 직후인 2028년도에는 미국 주들 중 가장 먼저 탈퇴한 최초의 주가 되었죠. 최근 트럼프를 후보자로 지명한 루디 줄리아니 대법원장(그리고 줄리아니의 정신적 지지자 헤론, -헤론 또한 루돌프라고 불린다-)은 미국 수정헌법 22조 인 ‘한 사람이 2번 넘게 미국 대통령직에 선출될 수 없도록 제한한다'를 부결시키는 데 특히 공을 들였습니다. 이어서 델라웨어 주를 제외한 다른 주들도 그 뒤를 이었죠. 북동부의 작은 주들이 먼저 그 뒤를 이었고, 서부 해안의 큰 주들과 중서부의 그나마 재정신이었던 주들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당시 지적했듯이 로드 아일랜드와 같이 상대적으로 작아 보이는 주조차도 몇몇 유럽 국가들보다 인구수는 더 큰 편에 속했답니다. 한편, 흥미롭게도 ‘캘리포니아 공화국’은 현재 지구상에서 다섯 번째로 큰 경제 대국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는 점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도널드 트럼프를 외국 교도소의 수감자로 수용하게 된 것은 정확히 ‘뉴욕주의 탈퇴’라는 사건 덕분이었죠. 그곳에서 그는 여전히 쇠약해지고 있었으며, 왕성하고 호전적인 106인의 지지자들은 2035년 트럼프의 아들이 실제권력을 장악한 이후 최고주권자이며 군주의 최고명예 사령관이라는 칭호를 얻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2035년 현재 메가랜드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Land 의 황제로 추앙받는 에릭 트럼프 Eric Trump는 -그러니까 즉,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이 메가랜드는 플로리다 주와 미국 붕괴 시에 발생했던 유일한 무력 충돌사건이자 이 짧은 전쟁으로 발생했던 전리품 같은 국가랍니다. 요는 이렇습니다. 플로리다와 앨라배마 주의 잭슨빌과 버밍엄이 서로에게 항복하라고 벌어진 전쟁이었죠.


러시아 혁명에 대해서라면 2023년도가 2043년도인 지금보다 이해하기는 더 쉬울 거예요. 왜냐하면 그것은 한 세기 남짓 전에 일어난 혁명과 소름 끼칠 정도로 정확히 유사하게 다시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이는 안일한 독재정치가 결국 완전히 부패해 버렸고 무능한 군대를 무의미한 전쟁에 투입시켰기 때문이었죠. 군인들은 전쟁에서 ‘대포장전수의 역할보다 자신들이 신경 써야만 하는 중요한 일들이 인생에는 분명 더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짜증이 난 시민들은 한동안 이곳저곳에서 서로 말다툼을 벌이다 결국 추방된 반체제 인사들을 중심으로 똘똘 뭉치게 됩니다.

러시아 민주화 세력의 대표적인 인물이었던 알렉세이 나발니 Alexei Navalny 대통령은 이제 푸틴 대통령의 영원한 임기에 아직 한참 미치지도 못하고 있으며, 그러한 점에서 볼 때, 그를 일종의 자유민주주의자로 여겨왔었던 그의 초기 지지자들에게는 실망감을 안겨주었죠. 그러나 그가 깡패 같은 군벌 정치인이나, 명백한 사기꾼 또는 광적인 이념가가 아니라는 사실만으로도 나발니라는 인물은 러시아 역사상 가장 계몽적인 지도자로 평가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체첸 Chechnya, 하카 시아 Khakassia, 우드무르트 Udmurtia, 인구세티아 Ingushetia 그리고 타타르스탄 Tartarstan 같은 러시아 공화국에 속해있었던 국가들이 탈퇴하자 이에 맞서서 싸우지 않기로 한 나발니의 결정에 대해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이들은 비단, 세계의 지도 제작자와 깃발 제조업체뿐만이 아니었죠. 실제로 발트해 연안의 항구 도시 칼리닌그라드 Kaliningrad를 제외한 국가들은 궁극적으로 이들이 독일에 재흡수되는 것에 대한 압도적인 찬성표를 행사한 셈입니다.

중국은 놀라울 정도로 국가 감시 시스템을 만연하고 촘촘하게 구축하고, 잠재적인 다툼을 일으킬 수 있는 수백만 명의 소수민족을 감금하는 등 수십 년의 시간을 들여 모든 종류의 권리이양 문제들을 피해왔죠. 2022년 중국 공산당의 민족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이 ‘대만은 중국에 영원히 귀속될 것’ 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을 때 만해도 20년 후 붐비는 벤치 주변에서 자리를 잡고자 서로를 밀치는 사람들의 틈바구니에서 시진핑이 같은 회의에 참석했던 대만 대통령을 귀빈으로 환영하게 될 거라고 생각했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거예요. 냉전 이후로 종종 있었던 일들처럼, 중국은 러시아가 무엇을 했는지 확인했고 그들 정반대의 선택을 함으로써 나아갈 방향을 설정한 것처럼 보입니다. 2037년 중국이 대만을 인정한 것은 무의미한 전쟁과 국제적 비난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 게다가 국내 세력의 반발까지 모두 피할 수 있는 현명한 선택이었죠. 시진핑 주석은 어느 누구도 사실은 민족주의자의 이런저런 불만에 진정으로 신경 쓰지 않으며 단지 그런 척 동조한다는 것, 또 한편으로는 그런 종류의 드라마틱한 스토리들을 즐기기만 할 뿐이라는 사실 역시 잘 알고 있죠.


이러한 심사숙고의 과정이 쌓이고 있는 나라가 하나 더 있죠. 이제 이들은 당연히 더 이상 연합국도, 왕국도 아니랍니다. 이러한 종말의 시작은 정확히 2025년 1월 총선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지난 3년간 여섯 명의 총리를 갈아치운 영국 보수당은 보리스 존슨을 다시 선택합니다. 그는 설명할 수 없는 이유로 상당수의 유권자에게 지지받고 있어 보수당(영국과 캐나다에서는 보수당을 지칭하는 속어로 ‘토리’라는 표현을 쓴다)이 가까스로 5선에 성공하는 데 도움을 주었기 때문이죠. 낙천적인 보수진영 투표자들은 만족스러웠을 수도 있지만 보수진영 투표자들은 대체로 그렇지 못했죠- 왜냐하면 그럴 수가 없었기 때문이죠 - 보리스 존슨이 경고할 때마다 독립을 지지하는 여론 조사 수치가 급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그걸 본 스코틀랜드 국민당원들이 그들보다도 더욱 기뻐했기 때문입니다.

보리스 존슨은 그렇게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죠. 존슨은 새 임기 6개월 만에 결국 다시 사임해야만 했습니다, 우리가 논의할 필요가 거의 없는 이유들 때문이었죠. 5년 동안 7명의 영국 보수당 총리가 더 늘어난 이후, 적어도 모두 놀랄 만큼의 품위를 보여준 마지막 보수당 총리였던 사람이 레만 치슈티Rehman Chishti 였는데, 그는 국민투표라는 형식을 거치지 않고 스코틀랜드의 독립을 승인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당혹스럽다는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의심해보아야 할 부분이긴 합니다.

웨일스는, 2034년 월드컵 4연패를 달성한 직후 다소 현기증이 났을지도 모르지만, 그 이후 고립된 북아일랜드 연합주의자들조차도 ‘우리의 이 모든 상황들이 그저 우스꽝스러워 보이기 시작했다’라고 인정했습니다. 이 일련의 사건 이후로 아일랜드의 재결합은 그 소란이 무엇에 관한 것이었는지, 그런 일이 있었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 우리가 착각하고 있었던 아닌지 싶을 정도로 충분히 완만하고 부드럽게 이루어졌답니다.

그 와중에 찰스 3세가 2042년 즉위 20주년을 맞아 퇴위를 선언했을 뿐 아니라, 자신 역시 더 이상 신경 써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고 결정했던 그의 후계자 윌리엄 왕자를 더 이상 귀찮게 하지 않겠다고 서로 협의했다고 하는 이 이야기는 역시 놀랍군요. 이런 현명한 양반이 다 있나! 민족주의적 성향이 강했던 영국의 주(county) 중 하나였던 콘월주 Conwell의 공화국 독립 선언은 사실과 다르게 너무 수치스러운 역사처럼 여겨지는 것 같기도 하답니다.

20년 전의 실용주의적인 외교정책관들은 적대적이고 비협조적으로 보일지 모를 이 같은 여러 개의 지역으로 쪼개진 현대의 신세계의 모습을 보게 된다면 지레 겁먹을지도 모르겠군요! 또 만약 서호주 해방기구 또한 뜻대로 이행된다면, 또는 누군가 이를 실행에 옮기게 된다면 이 행보 역시 굉장한 주목을 받게 될 것임이 틀림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2043년의 현재 우리 세계는 2023년의 현재에 비해 훨씬 평화로운 상태이며 이를 위한 여러 조치들이 시행되고 있답니다. 적지 않은 이유로, 너무나 많은 국가들이 내부에서 발생하는 혼란과 균열로 인해 해체되고 있으며, 중동국가들은 이제 다른 누구도 중동국가들의 이상과 주의를 끌며 시선을 돌리고 더 이상 문제의 핵심을 왜곡시킬 수 없다며, 그들의 문제를 그들 스스로가 해결하고 타국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답니다. 20년 전, 여러분들에게는 이스라엘의 9대 총리이자 중동 지역 이슬람 국가들과의 낙관적인 외교 행보를 이어가던 벤야민 네타냐후 Benjamin Netanyahu나 UN 사무총장이자 전 레바논 사무총장으로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무장해제 시키고 불필요한 전쟁으로 인한 인명 손실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Hassan Nasrallah정도가 노벨 평화상 수상자 중 유력인물로 점쳐지고 있었을 테죠. 하지만, 그 즈음 더욱더 흥미로운 일들이 벌어지지도 모르니, 다들 집중하자고요!




작가 소개

아티클의 저자 뮬러(Andrew Muller) 씨는 모노클 24 라디오 쇼 중 <The Foreign Desk>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 그는 호주 질롱 풋볼팀이 2043년이 되면 AFL 프리미엄쉽 타이틀을 따고 우승할 것이라고 굳세게 믿고 있다고 하는 독특한 캐릭터의 인물입니다.

  • 함께 읽고 있는 이번 아티클의 경우 독특한 컨셉을 가지고 있습니다. 23년도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고 있는 국제적 정세들을 바탕으로 저자 뮬러 씨가 상상력과 재치를 발휘하여 작성한 픽션 같은 아티클이라고 합니다. 마치 2043년에서 보내온 편지를 읽는 것과 같은 마음으로 즐겁게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Translated by 모닝 오너 희석, 영진, 근영, 지수, 승하,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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