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티클은 ACC Morning Hurdling의 첫 번째 프로그램인 ‘Monocle Translation Hurdling’의 결과물입니다. <The Monocle Companion> 속 일부 컨텐츠를 호스트 희석 님과 모닝 오너 다섯 분이 함께 번역했습니다.
Article #24. The power of radio : 라디오의 힘
알고리즘이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줄 순 있지만, 새로운 노래를 발견하는 경험까지는 만들어 줄 수 없습니다. 반면 라디오는 매력적인 곡을 많이 추천해 주며, 그것은 꽤나 안정적입니다. 또 어떤 때는 곡을 재발견하는 재미가 가득한 매력적인 특징이 있죠.
최근 저는 렌터카로 돌로미테 알프스 지역을 운전하고 다니며, 다이얼을 돌리면서 지역 라디오 방송을 들었습니다. 지금 달리고 있는 도로 역시 어딘가 새롭고 예상치 못한 곳으로 이끌어 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라디오 방송이 그런 경험을 하게 해 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답니다. 그때 마침 이탈리아 트렌토 지역의 ‘라디오 돌로미티’ 방송에서 이탈리아 여성 가수 마르첼라 벨라(Marcella Bella)의 1980년 곡 “Nell’aria”의 익숙한 멜로디가 흘러나왔습니다. 밝은 기운이 가득하지만, 특별할 것이라고는 없는 슐라거(Schlager-단순한 멜로디와 감성적인 가사가 특징인 독일의 싱어롱 팝)가 북부 이탈리아의 산맥과 함께 바람 부는 도로 위로 흩날려 지나갔죠. 요즘은 대부분 당장 들을 수 있도록 선곡된 플레이리스트나 믿을 수 있는 앨범 혹은 별다른 고민을 하지 않아도 내가 “좋아할 만한” 곡들을 추천해 주는 알고리즘을 대부분 선택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방법은 왠지 저와 제 취향을 제대로 간파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마찬가지로 ‘스포티파이’가 제안하는 노래들은 저랑 비슷한 사람들의 여러 선택을 바탕으로 도출한 과학적 데이터 결과임에도, 그런 논리적 연결고리가 때로는 그저 공허하게 느껴지기도 한답니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는 온라인상에 남긴 클릭과 그로 인해 모인 데이터만으로 파악되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죠.
쉽게 이야기하자면, 알고리즘의 발견은 회상할 수 있는 경험이나 그와 함께 떠올릴 수 있는 장소에 대한 기억 같은 감각적 심상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 그저 집에서 뒹굴거리며 따스한 햇살을 받는 동안 듣는 DJ의 선곡을 즐기며, 또 동시에 그가 해주는 재미있는 이야기나 유쾌한 농담과 만담을 들으며 보내는 아침 시간을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제가 방문하는 모든 도시에서, 거리를 여행하며 라디오를 따라 스스로를 어디로 이끌지 정하곤 합니다. 이렇듯 어떤 소리를 따라가는 여행은 저를 그곳이 원래부터 고향이었던 사람들의 삶 그리고 그들이 사랑하고 애정하는 곳으로 데려가곤 합니다. 그 사람들의 언어, 이를테면 포르투갈어나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 등 그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구체적인 내용을 항상 이해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그것은 제 스스로에게 또 다른 색다른 길을 제공합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요? 최근 폴란드의 바르샤바 여행에서는 폴란드 사람들이 이탈리안 디스코 곡에 대해 예상치 못한 애정을 품고 있다는 것, 제 고향인 상파울루의 89.7 메가헤르츠에서의 ‘노바 브라질 FM(Novabrasil FM)’이 얼마나 좋은지 등과 같은 사실을 깨달았답니다. 덕분에 보사노바의 대명사 질베르토 질부터 브라질 팝 음악의 부동의 디바 마리사 몬테에 이르기까지 제 고향의 그루브를 느낄 수 있었죠. 상파울루 공항에서 탄 택시에서 그런 곡이 흘러나온다면, 정말 멋진 하루를 보낼 수 있었죠. 또 다른 믿을만한 곳이 있냐고요? 늘 새로운 프랑스 아티스트들을 발견할 수 있는 장소인 파리의 ‘라디오 노바: 모노클 24(Radio Nova - Monocle 24)’에 수록된 제 추천 곡들을 들어보시면 제가 특히 파리지앵 팝을 좋아한다는 것도 알게 될 거예요.
자, 여러분이 여전히 채널 고정 중이시라면, 제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핵심이 무엇인지 궁금할 것입니다. 인터넷이 우리의 취향을 조정하는지에 대한 질문과 함께, 전 세계의 라디오 방송국 시장은 2022년에 72.7bn(Billion)이나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예를 들어 브라질에서는, 첫 라디오 송출 100주년을 축하하는 자리가 있었으며, 83% 정도의 사람들이 최소 하나 이상의 라디오 팟캐스트를 청취하였고, 또한 라디오 광고의 수익도 31%까지 오르고 있습니다. 이런 아날로그 형태의 미디어가 아직도 우리에게 공유할 것이 남아있을까요? 좋은 징조를 증명하는 숫자는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가장 최근 청취자들을 위한 공식적 자료를 제공하고 있는 ‘라디오 조인트 오디언스 리서치(Radio Joint Audience Research)’ 기관에 따르면 2022년 3분기에는 영국의 라디오 광고 산업이 가장 성공적인 기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팟캐스트의 엄청난 성공 덕분에 라디오가 더 폭넓고 다양한 청중들과 만날 수 있었지만, 그게 스포츠 경기든 선거 결과든 자연재해든 간에, 실시간으로 방송되는 것에는 여전히 나름의 규율과 견고함이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하죠. 라디오는 탄력적이고 상호작용 또한 가능하며, 동시에 여전히 한계도 존재합니다. 그리고 오히려 상황이 잘못되었을 때, 더 재밌어질 수도 있습니다. 수없이 많은 사례들이 있지만, 모노클 24에서 생방송으로 모노클 총괄 에디터인 앤드류 턱(Andrew Tuck)이 멘톤 레몬 축제(Menton Lemon Festival)의 대표자를 인터뷰했을 때가 떠오르곤 합니다. 앤드류는 인터뷰 도중 그 대표가 영어를 쓰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꿋꿋하게도 경이롭게 인터뷰를 이어나갔죠. 그날 인생은 앤드류에게 시큼한 레몬만 주었지만, 그 결과는 결코 시거나 쓰지만은 않았습니다.
제가 증명하려고 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제 할아버지(힐튼이라고 불러도 좋습니다)께서는 가는 모든 곳마다 휴대용 라디오를 가지고 다니고는 하셨습니다. 응원하고 있는 축구팀인 ‘코린치앙스 파울리스타 스포츠클럽(SC)’이 경기를 하는 날이면 할아버지는 마치 라디오에 꿀이라도 발라놓은 것처럼 라디오 옆에 착 붙어 계셨죠. 물론 TV로 경기를 시청할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아버지는 그게 라디오로 듣는 것만치 못하다고 하셨어요.
한편으로 라디오는 우승소식 정도나, 어딘가로 길을 떠날 때에 단순히 우리 곁을 채우는 정도의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니랍니다.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은 신뢰할 수 있는 뉴스소스로 다시 몰려들게 되었으며, 이 기간 동안 DJ들은 부정적인 상황을 환기시키고 타파하기 위한 음악들을 틀기도 했죠. 라디오는 진행자들의 매력적이고 독창적인 진행방식에도 불구하고 운영비용이 많이 들고 시간 또한 많이 소요되는 등 분명 어려운 부분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라디오가 없다면 우리 모두의 삶에 조그마한 불편한 점들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저의 작은 바람은 무엇이냐고요? 비디오가 등장했지만, 이것이 결코 라디오 스타를 죽일 순 없다는 것이죠. 절대로요!
작가 소개
아티클의 저자 파세코(Fernando Augusto Pacheco)는 모노클의 자체 라디오 채널 <Monocle 24>의 특파원이자 음악부터 모국 브라질의 정치 상황까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박학다식한 방송인이자 동시에 작가로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모노클에서 운영 중인 흥미롭고 만듦새 좋은 잡지들을 소개하는 <The Stack> 팟캐스트의 진행자이기도 합니다.
이 아티클은 ACC Morning Hurdling의 첫 번째 프로그램인 ‘Monocle Translation Hurdling’의 결과물입니다.
<The Monocle Companion> 속 일부 컨텐츠를 호스트 희석 님과 모닝 오너 다섯 분이 함께 번역했습니다.
Article #24. The power of radio : 라디오의 힘
알고리즘이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 줄 순 있지만, 새로운 노래를 발견하는 경험까지는 만들어 줄 수 없습니다. 반면 라디오는 매력적인 곡을 많이 추천해 주며, 그것은 꽤나 안정적입니다. 또 어떤 때는 곡을 재발견하는 재미가 가득한 매력적인 특징이 있죠.
최근 저는 렌터카로 돌로미테 알프스 지역을 운전하고 다니며, 다이얼을 돌리면서 지역 라디오 방송을 들었습니다. 지금 달리고 있는 도로 역시 어딘가 새롭고 예상치 못한 곳으로 이끌어 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라디오 방송이 그런 경험을 하게 해 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답니다. 그때 마침 이탈리아 트렌토 지역의 ‘라디오 돌로미티’ 방송에서 이탈리아 여성 가수 마르첼라 벨라(Marcella Bella)의 1980년 곡 “Nell’aria”의 익숙한 멜로디가 흘러나왔습니다. 밝은 기운이 가득하지만, 특별할 것이라고는 없는 슐라거(Schlager-단순한 멜로디와 감성적인 가사가 특징인 독일의 싱어롱 팝)가 북부 이탈리아의 산맥과 함께 바람 부는 도로 위로 흩날려 지나갔죠. 요즘은 대부분 당장 들을 수 있도록 선곡된 플레이리스트나 믿을 수 있는 앨범 혹은 별다른 고민을 하지 않아도 내가 “좋아할 만한” 곡들을 추천해 주는 알고리즘을 대부분 선택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방법은 왠지 저와 제 취향을 제대로 간파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마찬가지로 ‘스포티파이’가 제안하는 노래들은 저랑 비슷한 사람들의 여러 선택을 바탕으로 도출한 과학적 데이터 결과임에도, 그런 논리적 연결고리가 때로는 그저 공허하게 느껴지기도 한답니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는 온라인상에 남긴 클릭과 그로 인해 모인 데이터만으로 파악되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죠.
쉽게 이야기하자면, 알고리즘의 발견은 회상할 수 있는 경험이나 그와 함께 떠올릴 수 있는 장소에 대한 기억 같은 감각적 심상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 그저 집에서 뒹굴거리며 따스한 햇살을 받는 동안 듣는 DJ의 선곡을 즐기며, 또 동시에 그가 해주는 재미있는 이야기나 유쾌한 농담과 만담을 들으며 보내는 아침 시간을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제가 방문하는 모든 도시에서, 거리를 여행하며 라디오를 따라 스스로를 어디로 이끌지 정하곤 합니다. 이렇듯 어떤 소리를 따라가는 여행은 저를 그곳이 원래부터 고향이었던 사람들의 삶 그리고 그들이 사랑하고 애정하는 곳으로 데려가곤 합니다. 그 사람들의 언어, 이를테면 포르투갈어나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 등 그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구체적인 내용을 항상 이해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그것은 제 스스로에게 또 다른 색다른 길을 제공합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요? 최근 폴란드의 바르샤바 여행에서는 폴란드 사람들이 이탈리안 디스코 곡에 대해 예상치 못한 애정을 품고 있다는 것, 제 고향인 상파울루의 89.7 메가헤르츠에서의 ‘노바 브라질 FM(Novabrasil FM)’이 얼마나 좋은지 등과 같은 사실을 깨달았답니다. 덕분에 보사노바의 대명사 질베르토 질부터 브라질 팝 음악의 부동의 디바 마리사 몬테에 이르기까지 제 고향의 그루브를 느낄 수 있었죠. 상파울루 공항에서 탄 택시에서 그런 곡이 흘러나온다면, 정말 멋진 하루를 보낼 수 있었죠. 또 다른 믿을만한 곳이 있냐고요? 늘 새로운 프랑스 아티스트들을 발견할 수 있는 장소인 파리의 ‘라디오 노바: 모노클 24(Radio Nova - Monocle 24)’에 수록된 제 추천 곡들을 들어보시면 제가 특히 파리지앵 팝을 좋아한다는 것도 알게 될 거예요.
자, 여러분이 여전히 채널 고정 중이시라면, 제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핵심이 무엇인지 궁금할 것입니다. 인터넷이 우리의 취향을 조정하는지에 대한 질문과 함께, 전 세계의 라디오 방송국 시장은 2022년에 72.7bn(Billion)이나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예를 들어 브라질에서는, 첫 라디오 송출 100주년을 축하하는 자리가 있었으며, 83% 정도의 사람들이 최소 하나 이상의 라디오 팟캐스트를 청취하였고, 또한 라디오 광고의 수익도 31%까지 오르고 있습니다. 이런 아날로그 형태의 미디어가 아직도 우리에게 공유할 것이 남아있을까요? 좋은 징조를 증명하는 숫자는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가장 최근 청취자들을 위한 공식적 자료를 제공하고 있는 ‘라디오 조인트 오디언스 리서치(Radio Joint Audience Research)’ 기관에 따르면 2022년 3분기에는 영국의 라디오 광고 산업이 가장 성공적인 기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팟캐스트의 엄청난 성공 덕분에 라디오가 더 폭넓고 다양한 청중들과 만날 수 있었지만, 그게 스포츠 경기든 선거 결과든 자연재해든 간에, 실시간으로 방송되는 것에는 여전히 나름의 규율과 견고함이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하죠. 라디오는 탄력적이고 상호작용 또한 가능하며, 동시에 여전히 한계도 존재합니다. 그리고 오히려 상황이 잘못되었을 때, 더 재밌어질 수도 있습니다. 수없이 많은 사례들이 있지만, 모노클 24에서 생방송으로 모노클 총괄 에디터인 앤드류 턱(Andrew Tuck)이 멘톤 레몬 축제(Menton Lemon Festival)의 대표자를 인터뷰했을 때가 떠오르곤 합니다. 앤드류는 인터뷰 도중 그 대표가 영어를 쓰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꿋꿋하게도 경이롭게 인터뷰를 이어나갔죠. 그날 인생은 앤드류에게 시큼한 레몬만 주었지만, 그 결과는 결코 시거나 쓰지만은 않았습니다.
제가 증명하려고 하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제 할아버지(힐튼이라고 불러도 좋습니다)께서는 가는 모든 곳마다 휴대용 라디오를 가지고 다니고는 하셨습니다. 응원하고 있는 축구팀인 ‘코린치앙스 파울리스타 스포츠클럽(SC)’이 경기를 하는 날이면 할아버지는 마치 라디오에 꿀이라도 발라놓은 것처럼 라디오 옆에 착 붙어 계셨죠. 물론 TV로 경기를 시청할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아버지는 그게 라디오로 듣는 것만치 못하다고 하셨어요.
한편으로 라디오는 우승소식 정도나, 어딘가로 길을 떠날 때에 단순히 우리 곁을 채우는 정도의 의미만 있는 것은 아니랍니다.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은 신뢰할 수 있는 뉴스소스로 다시 몰려들게 되었으며, 이 기간 동안 DJ들은 부정적인 상황을 환기시키고 타파하기 위한 음악들을 틀기도 했죠. 라디오는 진행자들의 매력적이고 독창적인 진행방식에도 불구하고 운영비용이 많이 들고 시간 또한 많이 소요되는 등 분명 어려운 부분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라디오가 없다면 우리 모두의 삶에 조그마한 불편한 점들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저의 작은 바람은 무엇이냐고요? 비디오가 등장했지만, 이것이 결코 라디오 스타를 죽일 순 없다는 것이죠. 절대로요!
작가 소개
아티클의 저자 파세코(Fernando Augusto Pacheco)는 모노클의 자체 라디오 채널 <Monocle 24>의 특파원이자 음악부터 모국 브라질의 정치 상황까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박학다식한 방송인이자 동시에 작가로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또한 모노클에서 운영 중인 흥미롭고 만듦새 좋은 잡지들을 소개하는 <The Stack> 팟캐스트의 진행자이기도 합니다.
Trasnlated by 모닝 오너 희석, 영진, 근영, 지수, 승하,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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