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rning]후르트링을 닮았지만 근본이 다르다

Achim Jin
2023-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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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지만 조금 얕봤다. 상자에 그려진 치타도 그렇고, 생김새가 너무너무 귀여워서 이것이야 말로 아이들이 먹는 ‘유치한’ 맛 일거라고 생각했다. 그릇에 가득 붙고 보니 생긴 모양도 꼭 후르트링 같았다. 여기 잠깐, <CEREAL BOOK>에 폭로한 사실인데, 여전히 모르는 분들이 많을 것 같아 한 번 더 말해볼까 한다. 나만 아는 사실을 누군가에게 말해주는 기분이라 이 대목에서 나는 늘 신나곤 한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은 후르트링의 알록달록한 색에 감추어진 비밀인데 “사실 후르트 룹스는 한 가지 맛이다.” 빨강, 초록, 노랑, 주황 그리고 보라색까지 색깔별로 다른 맛을 가졌을 것 같지만, 모든 감각을 집중시켜 한 알 한 알 먹어봐도 결국에는 새콤 달콤한 ‘과일 맛’ 하나로 귀결된다.

그렇다면 비슷하게 생긴 치타 촘스는 어떨지 궁금해지는데, 이 시리얼은 우선 오가닉 시리얼을 만드는 네이처패스의 제품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유기농 현미와 옥수수 분말이 원료로, 미니미 도넛 모양으로 만든 시리얼에 라즈베리와 석류 농축액으로 색을 더했다. 그러니까 후르트링과는 생김새만 비슷하지 근본이 다른 시리얼이다. 어딘가 심심하고 싱겁다고 느낄 수 있으나 그게 매력이다. 단 맛보다는 새콤한 맛이 혀 끝에 감돈다.

그 어떤 시리얼보다 바삭한 식감이다. “시리얼은 바삭해야 최고!”라고 생각하는 모닝오너라면 여기서 한번 댓글로 알려 달라. 나는 탄생 후 줄 곳 눅눅파에 속해왔기 때문에, 여전히 시리얼을 과자처럼 바삭바삭하게 먹는다는 게 신기하다. 그만큼 먹는 동안 쉽게 불지 않는데, 그렇다고 그 좋은 맛을 알맹이에 안에 꽁꽁 안고만 있는 그런 속 좁은 녀석은 아니다. 우유에 닿는 순간 하얀 우유가 서서히 딸기맛 우유의 빛깔로 물드는 걸 볼 수 있는데 시리얼 한 그릇을 비우고 난 뒤 호로록 마시는 기쁨을 잊지 말자. 

어린아이 같은 마음을 되찾아주는 시리얼이다. 양손으로 시리얼 보울을 잡기에는 두 손이 너무 커져버렸고, 벌써 30대에 진입해 그런 마음과 멀어진 지 오랜 것 같아도 내 안에는 숨길 수 없는 아이 마음이 있다. 치타촘스를 먹을 때는 어딘가 개구쟁이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단단하고 시큼하고 쿰쿰한 통밀빵만 먹다가 때로는 부드러운 크림빵이 그립듯, 담백한 시리얼을 먹다가도 한두 번씩 혀의 감각을 깨워내 주는 치타 촘스가 당길 때가 있다. 그땐 고민 없이 내 곁으로 시리얼 상자를 당겨온다.


Written by 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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