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기 001. 기록



앞으로 Achim을 만들며 배운 것을 기록하려고 한다. 담길 그릇을 고민하다가 여기만큼 적절한 곳이 없을 것 같다는 결론에 닿아 일단 시작해본다. 열한 번째 호다. 6개월이 걸렸고 그동안 크고 작은 변화들이 있었다. 매거진 만드는 일을 전업으로 하지 않다 보니 본업과 일상생활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아마 이번 호에 그 흔적이 가장 진하게 스미지 않았나 싶다. 밤(Night)이라는 주제를 정하게 된 것도 그렇고. 그래도 무사히 나와 다행이야.

어제 오전에는 하루 종일 아침을 접었다. 맞다 아침은 직접 접는다. 한 장 한 장. 독자 분들께 전달되는 모든 아침에 우리의 체온이 잠시 닿았었다는 생각을 하면 뭔가 마음이 따뜻해진다. 세 시간 동안 30장을 접었다. 한 시간에 10장밖에 접지 못한 셈이다. 더 속도를 낼 수도 있는데 중간중간에 빨래를 널거나 창문을 닦는 이런저런 자잘한 일을 돌보다 보니 그렇게 됐다. 그럼에도 모든 면면이 예뻐서 접는 내내 행복했다. 사실 이 시간을 기다렸다. 좋아하는 음악과 커피를 준비하고 손을 움직이는 시간. 가벼운 옷 차림을 하고 내 팔의 움직임을 고스란히 느끼며 약간의 공복 상태 에서 깊은 날숨과 들숨으로 호흡했다. 깨어나는 기분. 살아있는 기분. 조금씩 회복되는 느낌. 토요일 오전을 혼자 보내는 것은 좀 낯설기도 했지만 오랜만이라 반가운 마음도 컸고. 벌써 6년 전, 낯선 도시에서 혼자 생활 할 때의 기분. 모든 이야기의 주인공이 나인 어떤 이야기. 어떤 결말로 흐를지 스스로도 알 수 없는 그 이야기를 다시 시작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