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ENDLY]Article #12. Have a repertoire

2023-05-19
조회수 861

이 아티클은 ACC Morning Hurdling의 첫 번째 프로그램인 ‘Monocle Translation Hurdling’의 결과물입니다.
<The Monocle Companion> 속 일부 컨텐츠를 호스트 희석 님과 모닝 오너 다섯 분이 함께 번역했습니다.


Article #12: Have a repertoire - 레퍼토리 가져보기


아직 어느 누구도 분위기를 읽을 수 있는 어플 같은 건 발명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건 많은 연습이 필요한 기술이죠. 자 그럼, 우리가 잃어버린 또 하나의 예술 ‘레퍼토리’를 위하여!


아직 오후 9시가 되지도 않았고, 결혼식도 한참이었습니다. 신부와 신랑은 프랭크 시나트라의 “아이 겟 어 킥 아웃 오브 유(I Get a Kick Out of You)”에 맞춰 달콤하고 끈적하게 춤을 추고 있었고, 참석한 사람들은 재즈, 락앤롤 그리고 80년대의 블루스 히트곡을 즐기기도 했어요. 지금은 모두 비욘세의 끝내주는 명곡 “싱글 레이디스(Single Ladies)”에 맞춰 마치 한 편의 뮤지컬처럼 신부가 던지는 부케를 받으려 하고 있습니다. 결혼식에 섭외된 밴드는 연주 실력이 준수했고, 활기차게 공연했으며, 앵콜 요청에도 관대했죠. 결혼식장의 지붕을 날려버릴 정도로 빠른 템포에 요란스러웠던 오프닝 곡, 스카 장르의 콜 포터 곡에 대한 앵콜이 있었는데, 그 후로 침묵이 맴돌았습니다. 마치 누군가 물이라도 끼얹은 것처럼 말이죠. 얼음만이 텀블러 속에서 달그락거렸습니다. 들려오는 것은 대부분 작게 들리는 불만 정도의 속삭임이었지만, 펍의 라이브 라이센스 한계로, 공간을 매우는 적막함이 마치 금방이라도 우리의 숨통을 조여올 것 같았죠.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 거죠…?” 역시나 조용했습니다. 다른 곡에 대한 추천을 받기 시작했고, 실망한 분위기가 역력했죠. 그때, 세 명 정도 되는 참석자들이 동시에 스마트폰으로 록 밴드 건즈 앤 로지스의 "파라다이스 시티(Paradise City)"를 재생한다면, 마치 스피커 하나로 재생하는 것처럼 들릴 수도 있지 않겠냐는 제안을 했습니다. 음 …글쎄요

 그때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 사이로 약간의 정적이 흐른 뒤, 딸랑거리는 소리 그리고 긴장된듯한 떨림이 느껴지더니 어라라, 잠시 후 큰 소리의 록 스타일 화음이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남녀노소 심지어는 아이까지도(엄밀히 말하자면 아이들까지는 아니겠지만 아무튼), 모두가 알 만한 바로 그 곡, 제리 리 루이스의 ‘그레잇 볼스 오브 파이어(Great Balls of Fire)’가 낡은 피아노에서 마치 고장 난 차가 배기가스를 뿜어대는 것처럼 시끄럽게 흘러나왔죠. 그걸 연주한 사람은 오후 내내 실내에서 모자를 쓰고 있었던 우리의 악동같이 생긴 알 삼촌이었고, 삼촌은 이미 로커에 빙의되어 옷깃을 여민 채 그 연주에 푹 빠져 있었고, 그건 저희 모두가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지난 음악들이 계속 흘러나왔고, 사람들은 연주하고 있는 삼촌 주위로 마치 ‘음악 난로’를 둘러싼 것처럼 모여 연주곡의 레퍼토리에 맞춰 몸을 움직였죠. 마치 천사들의 합창단처럼 “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사랑을 하고 싶어!~”라고 함께 노래했고, 꼭 “할렐루야”라고 노래 부르는 것처럼 들렸어요. 이제 모두가 각자의 레퍼토리를 풀어낼 여유가 충분해졌습니다. 알 삼촌은 그 모든 분위기를 만들어 상황을 해결했고, 그렇게 모두 각자 결혼식을 즐기며 신혼부부를 축하하기도 하고, 몇몇은 새침한 미소로 삼촌에게 레퍼토리에 없는 연습되지 않은 곡의 연주를 넌지시 부탁하기도 했죠.

하지만 이 오래된 레퍼토리에 대한 이야기에 감탄하느라 우리가 이야기해야 할 레퍼토리와 그 개념에 대해 잊어서는 안됩니다. 그렇다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냐고요? 여러분이 다수의 군중을 완벽히 만족시켜야 할 때에는 일종의 법칙 같은 것이 필요하고, 오래된 레퍼토리는 그 자체로 그 법칙이 되어준다는 것이죠. 그런데 첫술에 배부를 수 있을까요? 뭐 어쩌면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알아채는 방법을 알고, 사회성이 넘치며 센스 있고 매력적이며,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한 몇몇 문화적 상식과 실패에의 대비책 같은 걸 가지고 있다면, 보다 더 좋은 결과를 낼 수도 있겠죠. 레퍼토리를 성공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레퍼토리를 활용하는 사람보다는 그 레퍼토리에 함께하는 사람들이 즐거워야 한다는 게 필수 원칙입니다. 레퍼토리라는 건 사회생활 기술의 일부이지만, 이는 다른 일반적인 사회생활 기술보다 더 복잡하죠.

어쩌면 앞에서 언급되었던 그 결혼식은 1960년대로의 시간 여행이라고 표현해야 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잠시 그곳으로 돌아가 보자면, 그 시기야말로 레퍼토리의 역사를 완전히 바꾼 10년이었답니다. 비틀즈는 그들이 작곡한 곡을 부르며 세계를 누볐고, 음반 제조업자는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음반을 찍어내도록 부추겼죠. 수백만 장의 디스크들은 폴 매카트니와 존 레논의 각자 첫 앨범이 나오기 전까지 공연과 출판 업계에서 중요하게 여기던 악보가 하룻밤 사이에 구식이 되어버렸다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레퍼토리는 피아노를 중심으로 연주하던 흐름에서 벗어나, 점차 클럽에서 춤추고 즐기는 것으로 발전되었습니다. 그와 비슷한 맥락으로, 제임스 본드는 바텐더나 홀의 헤드 웨이터에게, 그리고 그와 함께하는 여성들에게 그가 좋아하는 곡의 연주를 요청을 할 수 있는 레퍼토리를 가지고 있었으며, 당시 렌 데이튼이 각본을 맡고 마이클 케인이 연기했던 또 한 명의 영국인 스파이 해리 팔머는 심지어 자신의 레퍼토리를 직접 연주했습니다.

여러분이 위험을 무릅쓰고 연주하는 것은 마치 매카트니, 모차르트 혹은 기타 다른 아티스트들의 곡을 망가진 레코드판으로 듣는 것과 같을 수 있어 유연하고도 훌륭한 레퍼토리가 필요한데, 저는 이것을 일본 여행에서 발견한 것들로부터 배울 수 있었답니다. 아마도 서양의 작가들 탓에 여러분에게 ‘이자카야 레스토랑’은 아마도 주점, 레스토랑, 질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 또는 여관(이건 또 무슨 이야기인가요, 새로운 단서인가요?) 그 어딘가에 있는 속하는 곳으로 잘못 소개 되곤 합니다. 그러나 진짜 이자카야 같은 곳은 세계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데, 왜냐하면 누구도 이들만큼 요리를 잘할 수 없으며, 또 세심함과 이자카야 특유의 유연하고 포괄적인 분위기, 그리고 깊이를 알 수 없을 만큼 다양한 레퍼토리들이 섞여 있는 요리는 그 누구도 만들어 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날 생선, 숙성된 생선, 구워진 생선, 그리고 알 수 없는 생선 조각, 스페셜 메뉴, 거대 오징어의 팔만큼이나 긴 스페셜 메뉴, 100가지 방법으로 조리가 가능한 닭고기, 꼬치들, 냄비 찜 요리, 스테이크, 뭐든 만들 수 있는 튀김까지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모든 것이 지칠 만큼 많은 요리로 바에서 서빙되며, 바 뒤편에서는 셰프들이 짧은 주문을 외는 마법사처럼 그들 특유의 인내심 강하고 천재적인 손길 한 번으로 환상적으로 요리해 끊임없이 제공합니다. 그들의 맑고 순수한 레퍼토리들로 말이죠.

앗 잠시 음식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혹시 나무에서 곰을 유혹하기 위해 어떤 종류의 치즈를 사용하면 좋은지 아는 분이 있나요? 또 만약 여러분이 작은 말을 숨겨야 한다면 어떤 치즈를 사용하는 것이 좋을까요? 그렇다면, 조각 치즈가 거울을 보고 뭐라고 이야기할 것 같은가요?

제가 이런 질문을 한 이유는 몇 가지의 쓸만한 레퍼토리를 알고 있는 것은 아이들이나 여러분의 할머니, 할아버지를 아주 잠시 또 간단하게 즐겁게 만들 수 있는 요소가 되어주기 때문이에요. 이건 어리석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무겁지 않고 유쾌하며 기본적으로 이 모든 것은 따뜻한 즐거움을 공유하게 해줍니다. 

결국 이 에세이는 레퍼토리를 준비하는 것의 필요성에 관한 것으로, 레퍼토리란 밝은 조명처럼 반짝하고 빛나는 아이디어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조금 더 사회적이고 평범한 것이며, 또한 아날로그적이고 동시에 체계적인 요소로 구성된 일종의 집합체에 더 가깝답니다.

  만약 이러한 것을 모른 채, 여러분이 학교의 교문에서나 금혼식 같은 자리에서 이와 같은 레퍼토리를 활용해 보고 싶다면, 앞의 예시로 들었던 레퍼토리들의 펀치라인을 확인해 보세요. 바로 아래 페이지에 있답니다

 레퍼토리라는 것은 자칫 잘못하면 4살 아이의 생일 파티에서 생일 케이크를 두고 공연할 때 흥청망청 취해 제리 리 루이스의 “그레잇 볼스 오브 파이어(Great Balls of Fire)”를 부르는 것처럼 부적절하게 분위기를 뒤바꿔버릴 수도 있습니다. 

레퍼토리는 프랑스 말로 ‘건배’라는 뜻이에요. 마시기 위해 건배합시다! 취하도록 마시기 위해. 바는 아직도 열려 있으니 말이죠!


참고할 만한 레퍼토리 펀치라인

Q1. 나무에 올라간 곰을 내려오게 하기 위해서는 어떤 치즈가 필요할까요?

A1. 까망베르

  • 해석: 발음 할 시 Came(카망) Bert(베어르) → 마치, 컴온 베어 처럼 들린다는 점을 활용한 말장난


Q2. 작은 말을 숨기기 위해서는 어떤 치즈가 필요할까요?

A2. 마스카포네

  • 해석: 발음 할 시 Masc(마스크) ar(어) Pone(포니) → 마치, 마스크 어 포니 처럼 들린다는 점을 활용한 말장난


Q3. 조각 치즈가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뭐라고 이야기 할까요?

A3. 할루미

  • 해석: 발음 할 시 Hallou(할로우) mi(미) → 마치, 헬로우 미 처럼 들린다는 점을 활용한 말장난
  • 보너스 치즈 농담


Q. 햄릿이 가장 좋아했던 치즈는 무엇일까요?

A. 대니쉬 블루 

  • 햄릿이라는 치즈 브랜드에서 ‘대니쉬 블루’ 치즈가 유명하다는 것을 활용한 말장난




작가 소개

저자 바운드(Robert Bound)는 그 자신의 소개에 따르면 ‘모노클’의 창립 편집자이며 현재는 ‘모노클’ 매거진의 문화 파트에서 수석 편집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잡지의 긴 기사를 총괄하는 편집 활동과 라디오 방송국 Monocle24에서 문화를 주제로 한 팟케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아트 박람회, 비엔날레, 음악행사 및 영화제, 출판 및 미디어 컨퍼런스의 정기 보고서 외에도 심지어, 군 방송시설, 스위스 레슬링 선수권 대회부터 아프리카에서 만들어진 수제조립 비행기의 조종석에서 기사를 보낸 적도 있다고 하네요. 최근 그는 미국, 모로코, 태국, 유럽 전역에 대한 여행기를 위해 여행을 떠나고 있습니다. 



Trasnlated by 모닝 오너 희석, 영진, 근영, 지수, 승하, 수정



<The Monocle Companion>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