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ENDLY]모닝 오너 엘리의 Achim 스폿 탐방기(오베흐트, 프로비전 등)

2024-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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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 주는 즐거움은 일상을 벗어나는 것에 있지요. 계획적인 J의 여행이든, 즉흥적인 P의 여행이든 낯선 곳에 가서 다양한 풍경을 만나고 그 속에서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것이 여행의 참 묘미가 아닐까요?

안녕하세요, 오늘의 짧은 여행을 소개해 드릴 모닝 오너 엘리라고 합니다 : ) 저는 Achim 달력을 통해 모닝 오너가 되었고, 좋은 기회로 이렇게 Achim 스폿 두 번째 탐방기를 맡게 되었어요. 회현역 근처에 위치한 ‘오베흐트’라는 Achim 스폿을 중심으로 근처 좋은 공간을 함께 소개해 드릴까 해요.

앗, 잠깐! 저와 함께 여행을 떠나기 전, 중구 일대를 돌아다니며 듣던 음악을 함께 들어보지 않으시겠어요? 여행에 음악은 빠질 수 없으니까요!

최근 Billie Eilish(빌리 아일리시)의 신보가 발매 되었습니다. 저는 그녀가 딥하게 말아 주는 우울함이 아주 마음에 들어요. 누군가는 이번 앨범을 두고 빌리만이 줄 수 있는 힙함과 에너지가 부족해 아쉽다곤 하지만, 앨범을 쭉 듣고 있으면 어쩐지 그녀의 센치함에 몰입하게 되더라고요. 오늘 추천해 드릴 곡은 최애 수록곡 중 하나인 ‘BIRDS OF A FEATHER’라는 곡이에요.



재생 버튼 누르셨나요?! 그럼 이제 저와 함께 회현역 부근으로 이동해 보실까요?




Spot 01. Cafe

Overte (@overte_donuts)

영업일 및 영업 시간 : 월~토 8:00a.m~8:00p.m.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10길 34

Achim 스폿 혜택 : 9~11시 방문 시 전메뉴 10% 할인



오베흐트는 남산타워가 보이는 동네에 자리한 국내 최초 ‘비건 도넛‘ 전문 매장입니다. 비건 도넛이라니, 최근 건강식에 완전히 꽂혀 있어 보자마자 끌릴 수밖에 없었어요. ’과연 비건 재료들로 도넛의 맛을 제대로 살릴 수 있을까?‘  여러 궁금증과 기대감이 가득 차올라 한걸음에 달려갔습니다. 그렇게 오베흐트를 중심으로 이번 나들이의 컨셉을 ‘힐링’으로 잡아 보았어요.

사실 저는 이 동네가 처음이에요. 워낙 혼자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걸 좋아해 서울 곳곳을 잘 알고 있다 생각했는데, 여전히 낯선 동네는 존재하네요. 그래서 더 설렜습니다. 오직 오베흐트 하나를 위해 찾아간 동네에서 어떤 우연한 만남이 생길지 두근거렸어요.



회현역에서 내려 1번 출구로 나와 지도를 따라 걷다 보면 고즈넉한 골목의 코너에 자리 잡은 작은 가게 오베흐트가 보입니다. 귀여운 차양과 초록 외관이 눈에 띄어 쉽게 찾을 수 있어요.



매장에 들어섰을 때 첫인상은 작지만 옹골찬 느낌이었어요. 테이블은 두 개뿐인 협소한 매장이라 테이크아웃에 더 적합해 보였지만, 이용에 불편함은 전혀 없었습니다. 잘 선곡된 음악을 들으며 도넛이 만들어지는 풍경을 구경할 수 있어 시간 가는줄 몰랐어요.



저는 평소에도 다양한 공간을 디깅하고 방문하는 게 취미일 정도로 이곳저곳 많이 다니는데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안정감’이에요. 테이크아웃 위주의 매장은 오가는 발걸음이 많아 정신없게 느껴지기 쉬운데, 오베흐트는 정성스럽게 가꿔진 식물과 초록빛 인테리어 덕분인지 굉장히 편안했습니다.



매장 카운터에 위치한 쇼케이스엔 다양한 도넛들이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비건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풍성한 라인업이었어요. 어떤 맛을 골라야 할지 고민이라 눈동자를 열 번도 더 굴렸을 거예요. 워낙 인기 있는 매장이라 이미 품절된 메뉴도 많았는데, 그럼에도 종류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한참을 고민하다 이름표에 ‘Special’이라고 적혀 있던 레몬 바질 크림 도넛과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습니다.



여러분은 ‘비건 빵’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대개 건강하고 슴슴한 맛이나 푸석한 식감을 떠올리실 것 같아요. 저는 그런 맛을 좋아해서 비건 메뉴에 대한 거부감이 크게 없는 편입니다. 그런데 오베흐트의 도넛은 제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맛이었어요. 적당한 단맛의 레몬 글레이즈드와 레몬의 새콤함과 바질 향이 가미된 느끼하지 않은 크림까지. 무엇보다 크리스피 도넛처럼 입에서 사르르 녹진 않지만, 씹는 맛이 좋아 포만감이 절로 느껴지던 포슬포슬한 도넛의 질감이 마음에 쏙 들었어요. 과하게 부드럽거나 퍽퍽하지도 않은, 속이 꽉꽉 들어찬 식감이었습니다.

도넛의 첫 입을 경험하자마자 눈이 번쩍 뜨여 집에 갈 때 무려 여섯 개나 포장하고 말았습니다. 몇 개 추가로 구매해 집 가서 먹을 생각은 있었지만, 여섯 개까진 아니었거든요. 하지만 후회는 없어요. 냉동실에 넣어 두고 도넛이 당길 때마다 하나씩 꺼내서 먹고 있거든요. 다 떨어지면 한 번 더 방문할 생각이에요. 저의 최애 맛은 말차 크럼블이랍니다!


오베흐트엔 몇 가지 포인트가 있어요. 첫째, 음료를 테이크아웃 하면 선착순으로 기본 도넛을 컵 위에 끼워 주세요. 정말 귀엽습니다. 둘째, 다회용 용기를 가지고 가서 도넛을 포장해도 서비스로 기본 도넛을 더 담아 주신대요. 재료만 비건인 게 아니라 지구를 위해 빨대와 테이크아웃용 컵까지 플라스틱을 쓰지 않는 곳이에요.

컨셉을 위한 보여주기식 행동이 아닌, 우리 몸과 지구를 진정으로 생각하는 사장님의 운영 방식이 인상 깊게 남아 오베흐트에 다녀온 이후로 제로웨이스트에 관심이 많아졌어요. 버려지는 일회용품의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물티슈 역시 더 이상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좋은 공간은 일차원적인 가치 전달을 넘어 이용자의 삶에 선한 영향력을 준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경험이었습니다.




Spot 02. Restaurant

어쩌다농부 (@oopsfarmer)

영업일 및 영업 시간 : 월~금 11:00a.m~8:00p.m. / 토 11:00a.m.~3:00p.m.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4길 6, 1층


힐링 여행 두 번째 스폿은 바로 ‘어쩌다농부’입니다. 어쩌다농부는 땅에서 자라는 신선한 재료들로 건강한 요리를 선보이는 식당이에요. 본격적으로 소개해 드리기에 앞서, 어쩌다농부와의 우연한 만남에 대해 이야기해 드리고 싶어요.



‘어농’의 첫 시작은 서울이 아니라 춘천이었어요. 그걸 어떻게 아냐고요? 지금으로부터 2년 전, 춘천으로 나 홀로 여행을 떠났을 때 묵었던 숙소 사장님께서 어농을 추천해 주셨거든요. 메뉴를 확인해 보니 취향에 맞아 체크아웃 후 어농으로 향했지만, 웨이팅이 너무 길어 결국 먹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그런데 2년이나 지난 지금, 오베흐트 근처의 먹을 만한 식당을 찾다 보니 어쩌다농부가 있는 게 아니겠어요? 어쩐지 익숙한 상호다 싶더니, 2년 전 눈물을 머금고 발길을 돌려야 했던 바로 그 식당인 거예요. 그새 서울에 남대문점을 내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고, 최근엔 서교점까지 오픈하며 빠르게 성장 중이었습니다.



오베흐트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인 데다 이번 여행의 컨셉에 딱 들어맞는 식당이라 기가 막힌 우연이다 싶어 저도 모르게 박수를 쳤습니다. 2년 전의 설움을 만회할 기회입니다. ‘이번에야 말로 반드시 먹겠어!’ 그렇게 굳은 다짐을 하고 어농으로 향했습니다.



어쩌다농부는 로컬스티치 회현에 위치해 있습니다. 가게 내부로 들어서면 1층과 2층으로 나뉘어져 외부에서 볼 때보다 좌석이 많았어요. 주문은 키오스크에서 하고 식기와 물, 음식 픽업 모두 셀프로 하면 됩니다. 땅에서 나는 건강한 식재료로 만드는 요리는 어떤 것들일지 궁금하신가요?



이곳에선 비건과 논비건 메뉴를 함께 맛볼 수 있어요. 저는 오베흐트와 세트로 맞추고 싶어 비건 메뉴를 선택했습니다. 면보단 밥이, 카레보단 비빔밥이 끌려 ‘맷돌두부텃밭’ 메뉴로 주문했어요.



신선하고 건강한 한 그릇이 나왔습니다. 귀여운 소스 그릇에서 유자향이 가득 풍겼어요. 소스 양은 기호에 맞게 조절할 수 있지만, 저는 전부 넣어 가볍게 비벼 먹었습니다. 포케와 비빔밥 사이 어딘가에 존재하는 느낌에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재료가 들어 있어 씹는 재미가 컸어요. 재료 하나하나 튀지 않고 조화롭게 어우러지면서 향긋한 유자향이 풍미를 가득 끌어올려 입안이 신선함으로 가득했습니다.

두부텃밥을 먹으며 오베흐트와 더불어 모든 메뉴 도장 깨기에 도전하게 될 것 같다는 예감이 강하게 들었어요. 저는 도넛을 먼저 먹고 식사를 했지만, 순서를 바꾸면 더 좋을 것 같아요. 두 곳 모두 비건으로 먹어서 그런지 배불리 먹어도 속이 편하고 든든했습니다.




Spot 03. Bookstore & Fleamarket

로컬스티치 회현(@localstitch), 스틸북스(@still.books)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4길 6


도넛에 비빔밥까지 든든하게 먹었으니 이제 조금 돌아다녀야겠어요. 마침 바로 옆에서 플리마켓을 하고 있더라고요.



로컬스티치에서 주최한 플리마켓인 ‘회현시장’은 규모가 크진 않았지만 구성이 알찼습니다. 덕분에 생각도 못한 지출을 잔뜩 해 버리고 말았어요. 카누처럼 가루로 타 마시는 아메리카노와 각 지역의 특산품으로 만든 고급 캐러멜도 사고, 원하는 디자인의 가방도 발견해서 홀린 듯 구매했답니다!



로컬스티치 회현에는 꽤 다양한 브랜드가 입점해 있습니다. 어쩌다농부도 그중 하나이고, 서점과 인테리어숍, 카페까지 다양한 로컬 브랜드가 모여 있어 마치 동네 속의 동네처럼 느껴졌어요. 플리마켓은 매주 열리는 행사가 아니지만, 로컬스티치 자체에 워낙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플리마켓을 구경한 김에 서점까지 둘러보고 싶어 스틸북스로 향했어요. 큰 통창과 거대한 문이 인상 깊은 스틸북스는 4층까지 꽤 많은 책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디자인 잡지부터 인문 서적, 문학 등 장르와 관계없이 큐레이션된 좋은 책이 많았습니다. 코너 곳곳에 직원분의 추천 코멘트도 적혀 있어 책을 고르기 수월했어요.



저는 서점이 주는 특유의 편안함을 무척 좋아해요. 책을 구경하는 사람들의 얼굴엔 고요함이 있어요. 다른 사람은 어떤 생각을 하며 책을 고를까 궁금해 그가 집었던 책을 따라 골라 살펴보는 일도 큰 즐거움입니다. 그리고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지만, 저는 서점에 가면 절대 빈손으로 나올 수 없는 병(?)을 앓고 있답니다. 덕분에 여행 관련 책 한 권과 음악 잡지 한 권을 사 버렸네요.

나와서 보니 도넛에 플리마켓에서 산 물건들에 책까지 짐이 한가득이었어요. 양손도 두둑해지고 마침 배도 적당히 소화되었으니 슬슬 집으로 돌아가려 다시 회현역으로 향했습니다. 집으로 가는 지하철에 앉아 멍 때리고 있으니 문득 플리마켓에서 사고 싶었던 식물이 떠올랐어요. 짐이 너무 많아질 것 같아 차마 데려오지 못했거든요.

최근 독립과 동시에 초보 식집사가 된 저는 다양한 식물도 사고, 식물 관련 공부도 조금씩 하고 있는데요. 모닝 오너분들은 이미 아시겠지만, 최근에 Achim의 오프라인 공간인 프로비전이 오픈하면서 알찬 워크숍이 많이 열리고 있잖아요? 저는 무려…! 다와 님이 진행한 첫 번째 포스트비전 프로그램 ‘식물 심는 시간’에 참여하는 영광을 얻었습니다. 모처럼의 기회이니 자랑 좀 하고 갈게요.




Spot 04. Achim Provision(@achim.provision)

영업일 및 영업 시간 : 매일 8:00a.m.~3:00p.m. 

(이후 시간에 포스트비전 프로그램 진행)

주소 : 서울특별시 용산구 두텁바위로 79-4


Achim 허들링 참여로 ACC(Achim Community Center) 슬랙에 방앗간 드나들 듯 접속하던 시기, 공지에 올라온 프로비전 오픈 소식과 함께 워크숍 소개 글을 보고 누구보다 빠르게 신청했어요. 그렇게 설레는 첫 방문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감각적인 공간이라니요. 1층엔 Achim 마트에 입점된 브랜드의 물건을 구매할 수 있고, 2층에선 점심까지 식사가 가능한 마다밀과 워크숍 공간으로 활용되는 포스트비전 공간이 있었어요. 저는 다른 신청자분들과 2층에서 자기 소개를 하고 다와 님의 설명을 경청한 후 다같이 식물을 심었습니다.



예쁜 화분에 라벤더와 로즈마리, 바질을 옹기종기 모아 심고, 맨손으로 흙을 덮는 작업을 하며 모닝 오너분들과 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이렇게 고운 흙의 감촉을 느낀 게 얼마만이었는지, 만지자마자 기분이 좋아 자꾸만 웃음이 새어 나왔습니다. 아마 다른 분들도 같은 감정을 느꼈을 거예요. 워크숍이 진행되는 동안 기분 좋은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거든요.



조금은 서툴지만 정성 가득 완성한 화분은 어쩐지 더 정이 갑니다. 소중하게 안아 들고 먼 집까지 데려갔어요. 가는 내내 기분 좋은 고민을 하면서요. ‘이 아이를 어디다 둬야 좋을까? 햇빛과 바람이 잘 통하는 곳이 좋다고 했는데.’ 마침 딱 좋은 위치가 떠올랐어요. 이미 다른 식물 친구들이 먼저 자리 잡은 곳이지만, 새 친구를 위한 자리 하나 정도는 어떻게 마련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렇게 마음 먹은 곳에 조심조심 내려 놓았습니다. 예쁜 라벤더꽃이 하나둘 더 올라오고 있어 잔뜩 기대했는데, 기대한 만큼 열심히 자라고 있어요. 아주 기특합니다. 비록 회현시장에서 식물 친구를 데려오지 못한 건 아쉽긴 하지만, 글을 쓰며 다시 떠오르는 흙의 감촉이 오히려 잘됐다고 얘기해 주는 것 같아요. 조만간 또 흙 만지러 프로비전에 방문해야겠어요.


여러분께 자랑까지 실컷 하고 나니 글이 꽤나 길어졌네요. 이만 줄이고, 다른 분들의 탐방기를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겠습니다. 저의 여행에 함께해 주셔서 감사해요 : )


Written & Photographed by Ell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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