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rning]Monthly Cereal Guide / June 2024 : SOFI GRANOLA

2024-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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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는 특별한 언니가 있습니다. 출장만 다녀오면 그 도시의 특산물, 그중에서도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모두 모아 꾸러미를 만들어 무심하게 던져 줍니다. 여러 도시에서 공수된 상품들 중 절대로 빠지지 않는 것이 하나 있어요. 바로 그래놀라인데요. 어느 도시에 가든 가장 유명한 베이커리의 그래놀라를 사다 줍니다. 덕분에 참 많이도 먹어봤어요. 다양한 씨앗들이 풍성하게 들어가 있는 그래놀라부터 나라와 도시의 맛과 멋을 담은 그래놀라들이 제 손에 쥐어졌습니다. 정말 운이 좋지요. 늘 이런 언니가 어디 있냐며, 언니 말만 잘 들어도 콩고물이 떨어진다고 늘 강조하는 언니인데. 뭐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덕분에 SOFI의 그래놀라도 알게 되었으니까요.



오늘 소개하는 SOFI는 베를린에서 온 그래놀라예요. 다져지지 않은 커다란 견과류 알맹이와, 짭쪼름하면서도 고소한 오트, 가볍게 부숴지는 스타일의 그래놀라가 특징이었어요. 여타 그래놀라들과 다른 것이 있다면 '참깨'입니다. 그래놀라에 참깨라니! 요즘 유럽에는 여러 식재료에 참깨가 쓰인다고 해요. 한국에서는 수많은 음식의 화룡점정으로 참깨가 쓰이는지라 익숙하다만 외국 요리에서는 거의 못 본 것 같은데 말이에요. 특히 그래놀라의 재료로 쓰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왜 시도가 없었나 싶을 만큼 고소한 맛을 확 끌어올리는 데 톡톡히 역할을 하더라고요. 아침에 요거트에 한 줌 올려 먹었는데 자꾸만 손이 가고 집어 먹게 됐습니다. 

마냥 달기만 한 그래놀라는 아니에요. 담백하고 오히려 짭조름함이 살짝 느껴지기도 하죠. 그래서 과일 잼과 아주 잘 어울려요. 같이 겨들여 먹으면 바로 그 즉시 기분이 좋아집니다. 얼굴에 드리웠던 그림자는 그래놀라 한 스푼과 함께 사라질 거예요. 최근에 구매한 Atelier September의 레시피 북에 SOFI 그래놀라 만드는 법이 나와 있어 여러 가지 버전으로 응용해 만들어 보고 있습니다. 꽤 만족스러운 수준의 맛이 나와서 작은 병에 나누어 프로비전에서 판매를 시작했어요. 구울 때마다 제 뱃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문제입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여러분들을 위해 꾹 참을게요. 건강한 견과류와 꿀로 맛을 낸 그래놀라를 한 번 꼭 맛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바닥이 드러날 때쯤 자연스레 그래놀라가 놓인 선반으로 손을 뻗게 되는 여러분을 만나게 될 거예요!



Written by Jin